원래 제석천은 불교의 호법선신 중 하나로 신중탱화(神衆幀畫) 속에 다른 신들과 함께 묘사되고 있었다. 그러나 제석이 따로 독립 탱화로 봉안되게 된 것은 우리 고대의 제천신앙(祭天信仰)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고대의 우리나라에서는 천신(天神)과 제석의 습합이 이루어졌고, 농업국으로서 풍년을 기원하는 제천의식이 끊임없이 행하여져 왔다. 여기서 호법신으로서의 신중신앙에서 제석신앙이 독립신앙으로 분리되는 과정을 맞게 되었다.
이 탱화는 제석을 중앙에 두고 좌우에 바수루나천자(波數蔞那天子)와 이사나천자(伊舍那天子), 그 주위에 32천왕(天王)이 묘사된다. 이 경우, 무장을 하지 않은 보살이나 왕의 모습만으로 표현되는 것과 무장을 한 모습의 신중들까지 함께 표현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제석과 범천(梵天)을 함께 묘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어디까지나 제석이 중심이며, 범천은 두번째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현존하는 제석탱화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양산 통도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것을 비롯하여 대구 파계사 설선당(說禪堂)에 있는 탱화, 송광사의 신중탱화 등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