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은 바다에서 서로 다른 수괴의 경계이다. 성질이 다른 이질적인 두 해류가 접촉하여 일어나는 경계선이다. 그 경계에는 소용돌이가 생겨 해류의 교환과 혼합이 심해서 영양 염류가 풍부하다. 또 해수의 흐름에 따라 서식어군이 밀집되기 쉽고 어족 자원이 풍부하다. 대한해협 일대는 한류 쿠릴해류와 난류 구로시오가 충돌한다. 이곳에 조경 수역이 나타나서 좋은 어장이 형성되고 있다. 조경 수역의 위치는 난류가 강한 여름에는 북상하고 한류가 강한 겨울에는 남하한다. 조경 해역에서는 짙은 바다 안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의 기상 현상이 있다.
다른 수괴 사이에서는 수온 · 밀도 · 염분, 기타의 특성에 불연속선이 형성된다. 해수면에 비교적 폭이 좁은 거품이 일어 이루어진 띠 모양의 긴 부분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안표(眼標)가 되는 선을 조목(潮目)이라고 한다. 조목은 조경이 보다 현저하게 해면에 나타난 부분(표적)인 것이고, 실제로 이 두 가지가 공존되고 있을 때가 일반적이다.
수온의 차에서 와류(渦流)와 하강류, 대류(對流)가 일어나고, 해수면의 흐름의 급격한 변화에서는 상승와류(上昇渦流) 내지는 용승류(湧昇流)로 인하여 해면에서의 발산(發散)이 일어나고, 그 주변에서는 수렴현상에 따라 해류수렴선으로서의 조목이 보이며, 좋은 어장의 표적이 된다.
일반적으로 조경은 보다 우세한 해류대 내지 해류의 수렴대와 일치한다고 해석된다. 조경은 또한 부근 해수의 온도보다도 낮은 한류나 높은 난류가 충돌하여 생기는 수렴 경계가 된다.
즉, 이질적인 두 해류가 접촉하여 일어나는 경계선을 횡단할 때에는 수온 · 염분과 화학적 성분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수색 · 투명도까지도 변화되며, 이 해수면에 특수한 작은 물결이 일게 된다. 해양 전선 해역으로서의 조경에서는 해황(海況)이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매우 극심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즉, 두 수괴가 모자이크 모양으로 난입한다든지, 또는 국부적인 수렴과 하강 수역이 형성된다든지, 용승 수역이 형성된다든지 하여 복잡한 배열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하여 이러한 해역에서는 심해 하층의 영양염(인산염 · 규산염 · 질소 화학물 등)이 상층으로 운반되어 플랑크톤의 증식이 촉진되고 있어 생산력이 높다.
그러므로 해수의 흐름에 따라 한 · 난류계의 서식어군이 밀집되기 쉽고, 어족 자원이 풍부하다. 이에 해수 성질이 다른 한 · 난류성 어족의 정체는 좋은 대어장의 형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쿠릴열도와 홋카이도(北海道)의 동안을 흐르고 있고 보류(補流)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쿠릴해류는 한류로서 일본 근해의 난류인 구로시오(黑潮)와 충돌한다.
한류는 한랭하고 무거워서 난류 밑으로 들어가는 형태가 되어 조경해역이 형성된다. 그러므로 한류인 쿠릴해류와 난류인 구로시오가 서로 충돌하는 대한해협 일대에는 좋은 어장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 동해안에도 한류 · 난류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동해극전선이 있는데, 일찍이 고등어 · 오징어 · 명태 등의 어획으로 널리 알려진 어장이다.
일본의 야마토퇴(大和堆)의 북쪽 북위 40° 부근에서는 쓰시마해류(對馬海流)와 북한해류가 서로 마주쳐 한 · 난류성 어족이 풍부한데, 이는 곧 조경으로 인한 어장의 형성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조경 해역에 관한 학술 조사 자료로 뚜렷한 것은 없으며, 동해안에서는 원산과 포항 부근에서의 조경 형성이 밝혀진 바 있다.
세계적인 조경으로는 난류인 멕시코만류(GulfStream)와 한류인 래브라도해류(Labrador Current)가 접촉하는 뉴펀들랜드(Newfoundland) 부근의 해퇴가 이른바 대서양북서어장으로 주목되고, 세계적 4대 어장의 하나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조경 해역에서 인식되어야 할 또 다른 현상으로는 빈번한 짙은 바다 안개의 발생으로 인한 해상 교통상의 장애, 바람이 불어가는 쪽(leeward)인 육지의 일조(日照) 부족 현상, 조경 해역에서의 저기압의 우세로 인한 기상에 미치는 영향 등이 있다.
조경수역의 위치는 난류가 강한 여름에는 북상하고, 한류가 강한 겨울에는 남하한다. 서해에는 난류가 약하고 고위도에서 형성되어 남하하는 한류가 없기 때문에 조경수역이 나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