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中)은 마음 속을 말하고 부(孚)는 믿음이다. 중부는 마음 속에서부터 울어나는 진실한 믿음을 의미한다. 괘상 전체를 보면 가운데 3효와 4효가 음효이고 위 아래의 4개효는 양효로서 속이 비어 있다.
이것은 일체의 사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 형상이다. 내·외괘를 각각 보면 중효인 2효와 5효가 양효로서 내적 진실성을 상징한다. 이러한 괘상은 마음을 비웠을 때에 인간은 진실해 질 수 있으며, 내적으로 진실성이 충만할 때에 참된 믿음이 가능함을 표상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사람뿐만 아니라 “돼지나 물고기도 감동시킬 수 있으니 길하다. 대천을 건너는 것이 이롭고 올바름을 지켜야 이롭다”라고 괘사는 말한다. 일체의 사욕이 제거된 진실한 마음은 연못위에 바람이 불면 파랑이 일 듯이 한 나라를 감화시키며, 어떠한 험난함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붕당(朋黨)이 타락하면 당쟁(黨爭)이 되듯이 믿음이 올바름을 잃어버리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므로 괘사에서 정(貞)을 강조한 것이다. 초구에서 “(믿어도 될 상대인지) 헤아려 보고 믿으면 길할 것이요, 다른 상대를 가지면 편안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경계한 것은 이와같은 이유 때문이다.
육사(六四)에서 “달이 보름에 가까우니 말의 짝이 없어지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도 부정한 육삼(六三)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진실한 구오(九五)를 따라야 함을 주장한 것으로 올바른 신뢰관계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적시해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