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당암 동종 ( )

고창 참당암 동종
고창 참당암 동종
공예
유물
문화재
1788년(정조 12)에 제작된 선운사 참당암의 동종.
정의
1788년(정조 12)에 제작된 선운사 참당암의 동종.
개설

현재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에 위치한 선운사 참당암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동종이다. 이 동종은 1987년 12월 13일 도난당했다가 1991년 3월 31일 다시 찾아 1992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재지정되었다.

참당암동종은 종신에 “건륭 53년 무신 3월 일 내원암 중종 조성 … 시주질 석민비구 방순비구 정선교 탁변비구 … 주지 윤진 삼강 만민 덕순 매영(乾隆伍十三年戊申三月日內院庵中鍾造成 … 施主秩 碩敏比丘 方順比丘 鄭善僑 卓卞比丘 … 住持 允眞 三綱 萬敏 德淳 梅英)”이라는 내용의 주종기(鑄鍾記)가 남겨져 있어, 1788년 3월 내원암에서 사용하기 위해 석민·방순·탁변비구 등의 후원을 바탕으로 당시 사찰의 주지 및 운영을 맡았던 윤진·만민·덕순·매영 등이 참여하여 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주종기에는 동종 제작을 주도한 주종장의 명단은 수록하지 않아 그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

한편, 동종에 기재된 내원암은 1618년 인해(印海)가 창건한 선운사의 산내 암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선운사지(禪雲寺誌)』에 따르면, 19세기 전반까지 선운사에 부속된 산내 암자는 무려 50여 곳이나 있었다고 전한다. 현재 본사인 선운사 만세루에는 이 동종을 제작하기 1년 전인 1787년(정조 11)에 작성된 『전라우도 무장현 북령 도솔산 선운사 대법당 장육전 개금 각첩 중수기(全羅右道 茂長縣 北嶺 兜率山 禪雲寺 大法堂 丈六殿 改金 各帖 重修記)』 현판이 남아 있다. 이 현판에는 당시 장육전 불상의 개금 불사에 참여한 후원자와 사찰의 소임자 등 약 110여 명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에서도 동종 제작에 참여한 탁변비구, 윤진 등의 이름을 파악할 수 있어, 이 동종이 원래는 선운사의 산내 암자인 내원암에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내용

참당암동종은 전체 높이가 100㎝이고, 입지름이 50㎝로,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동종들 가운데 중간 크기에 속한다. 전체적으로 옅은 갈색을 띠고 있어 크기에 비해 무게는 상당히 가벼운 느낌을 준다. 종의 형태는 종신 상부까지는 완만하게 내려오지만 중앙에서 종구까지는 거의 직선으로 떨어지고 있어 시각적으로 종구가 매우 좁아지는 모양을 보인다. 낮지만 둥근 천판(天板) 위에는 음통(音筒)이 갖춰지지 않은 외래형 종뉴(鍾鈕)가 표현되어 있는데, 종뉴는 두 마리 용이 등을 맞대고 화염보주(火焰寶珠)를 얹은 모양으로 두 다리를 천판 위에 부착하고 있다.

종신은 두 줄의 돌기된 횡선(橫線)을 이용하여 크게 세 부분으로 구획하였다. 구획된 가장 윗부분인 상단에는 원권(圓圈)의 범자(梵字), 보살 입상, 연곽(蓮廓) 등을 차례대로 장식하였는데, 천판 바로 밑에는 범자로 ‘옴’자 11개를 반복적으로 부조해 놓았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사선문(斜線文) 띠에 4개의 만개한 연꽃을 간략히 표현한 사다리꼴 연곽(蓮廓) 4개가 있으며, 연곽 사이에는 원형 두광에 두 손을 합장하며 연꽃을 밟고 선 보살 입상 4구가 사선문으로 장식된 장방형 틀 안에 부조되어 있다. 횡선으로 구획된 중단에는 동종 제작에서 후원과 소임을 맡은 인물들의 이름을 기재한 사각형 판을 부착하였으며, 하단 부분인 종구에는 사선문으로 종신 전체를 둘렀다.

특징

참당암동종은 종신 중단에 부착한 사각형 주종기를 통해 1788년 3월이라는 정확한 제작 시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주종장의 이름은 기재하지 않아 동종 제작을 주도한 주종장이 누구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천판 위에 쌍룡의 종뉴를 부착한 점이나 종신을 횡선으로 구획한 점, 그리고 그 사이에 원권의 범자, 사선문 띠로 된 사다리꼴 연곽, 연곽 사이의 합장형 보살 입상 등은 18세기 중반~후반에 활동한 경상도 이씨 일파(慶尙道 李氏一派)의 이만돌(李萬乭)이나 대구 출신 권동삼(權東三)의 작품 양식과 가장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의의와 평가

참당암동종은 제작한 장인은 확인할 수 없지만, 쌍룡의 종뉴, 종신을 구획한 방법, 구획된 공간 안에 부조된 도안 등으로 미루어 볼 때, 18세기 중반부터 활동하는 사장(私匠) 가운데 이만돌이나 권동삼의 작품 양식과 가장 유사한 것으로 여겨진다. 주종기를 통해 명확한 제작 연대와 후원 계층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동종의 일반적인 양식이나 사장의 계보 및 활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참고문헌

『조선 후기 승장 인명사전: 공예와 전적』(안귀숙·최선일, 양사재, 2009)
『선운사지(禪雲寺誌)』(선운사, 2003)
『한국의 사찰문화재: 전라북도·제주도』(문화재청 외, 2003)
『한국의 종』(염영하,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1)
「조선 후기 범종과 주종장 연구」(김수현, 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조선 후기 주종장 사인비구에 관한 연구」(안귀숙, 『불교미술』 9, 동국대학교 박물관,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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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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