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북녘에서 번식하고 남하, 이동해 오는 종 가운데 우리 나라에서 월동하는 새는 겨울새라 하고, 이른봄 남녘에서 날아와 우리 나라에서 번식하고 가을철에 월동을 위하여 다시 남하, 이동하는 새는 여름새라 한다.
북녘에서 번식하고 가을에 우리 나라를 통과하여 남녘에서 월동하고, 봄에 다시 우리 나라를 통과하여 북녘으로 돌아가는 새는 나그네새라 부른다. 번식기인 여름에 오지로 들어가서 번식하고 가을부터 봄까지는 평지에 내려와 생활하는 새는 떠돌이새라 한다. 우리 나라의 철새는 겨울새 112종, 여름새 64종, 나그네새 90종 등 모두 266종이다.
우리 나라는 시베리아 및 중국 동부와 만주 등지에서 번식하고 일본 남부에서 호주에 걸쳐 월동하는 철새집단의 주요 이동경로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4∼5월과 9∼11월에는 100종 이상에 달하는 수백 만의 철새집단이 우리 나라를 통과하고 있다. 이들 철새집단의 이동경로는 크게 셋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경로는 소련의 해안선을 따라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늦은 여름과 이른 가을에 남하하여 함경북도의 가장 동북단 모퉁이로 들어와서 북부의 해안에 연하여 저지대를 따라 중국 텐진(天津)까지 이동하여 동남아시아로 흩어지는 경로이다.
둘째 경로는 첫째 경로와 약간 중복되어 역시 북부지방의 동북단 모퉁이로 들어오는데, 훨씬 남쪽인 월산 근처에서 황해도로 향한다. 이들 집단은 장산만에서 출발하여 해협을 건너 중국의 산동반도까지 진출하여 그곳에서 남쪽으로 흩어진다.
셋째 경로는 우리 나라를 거쳐 곧바로 남하하는 경로이다. 대부분의 육조(陸鳥)는 만주로부터 북부로 들어와서 서울 북방의 비무장지대를 거쳐 중부로 남하, 이동하며 남부인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해안 도서에서 월동한다.
일부 육조는 동해안에 연하여 저지대를 따라 포항 및 울산과 부산까지 남하하여 그곳에서 거제도와 제주도 등 해안도서로 흩어져 월동한다.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조류는 여름새이건 통과새이건 모두 필리핀과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하며 일부는 대만과 중국 동남부에서 월동한다.
우리 나라는 비교적 남쪽인 북위 약 33°∼38°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나 3월 중순까지 몹시 추운 날씨가 계속되므로 3월 하순까지는 봄의 이동을 볼 수 없다. 대부분 여름새의 첫 도래는 3월 말 며칠 동안에 자취를 보이기 시작한다. 알락할미새와 왜가리는 보통 제일 먼저 도래하여 3월 초순부터 서울 부근을 비롯한 중부 도처에서 볼 수 있고, 제비와 백조류는 4월 7∼10일에 서울지역에 도착한다.
봄이동의 절정은 4월 하순과 5월 초순 사이에 이루어진다. 해빙이 늦고 또 여러 종은 도중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이다. 가을의 이동은 훨씬 명확하다. 제비의 이동은 매우 뚜렷한 예가 되며 8월에 눈에 띄기 시작한다. 동해안과 그 연안을 따라서는 8월 중순까지 제비갈매기와 도요류 및 물떼새류의 상당한 이동이 있다.
9월 초순에는 작은 육조류가 도래하기 시작하여 9월 10일경부터는 경기도 저지대의 조밭에서 여러 종의 멧새류를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주요 집단은 서해안으로 남하하기 시작하여 10월 초순에 절정을 이루며, 10월 한 달과 첫 겨울새집단이 도착되는 11월 중순까지는 완료된다. 그러나 일본에서 월동하기 위하여 우리 나라를 통과하는 종도 많기 때문에 12월 말까지는 사실상 이동이 계속된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로는 다음과 같은 종이 있다. ① 여름새:뻐꾸기·두견이·꾀꼬리·백로·뜸부기·제비·후투티·파랑새·물총새·솔부엉이 등. ② 겨울새:오리·기러기·독수리·콩새·칡부엉이·논병마리·두루미·밭종달·쑥새·양진이 등. ③ 나그네새:도요·물떼새·꼬까참새·흰배멧새·제비갈매기 등. ④ 떠돌이새:말똥가리·새매·물까마귀·굴뚝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