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삭녕(朔寧).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전주 출생. 부친의 본향인 전북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노봉 마을은 삭녕 최씨의 500년 세거지(世居地)로, 그의 대표작 「혼불」의 주 배경 마을이다. 전주풍남초등학교와 전주사범학교 병설중학교, 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를 거쳐, 1972년 2월에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졸업한 해 3월에 모교인 전주 기전여자고등학교 교사로 부임하였고, 1974년 3월에 서울 보성여자고등학교로 전근하였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s「쓰러지는 빛」이 당선되어 문단에 정식으로 나왔다.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기념 장편소설공모’에 「혼불」(제1부)이 당선되었다.
이후 보성여고 교사직을 사임하고 전업작가로 나서, 몇 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하였고, 미완의 장편 「제망매가(祭亡妹歌)」를 『전통문화』에 연재하다가 「혼불」 집필에 전념하기 위해 중단하였다. 1988년 9월 「혼불」 제2부를 월간 『신동아』에 연재하기 시작하여 1995년 10월까지 계속하였다. 그런 가운데 1990년 12월에 「혼불」 제1부와 제2부를 네 권 분량으로 한길사에서 출간하였으며, 최종적으로 1996년 12월에 전 5부 10권으로 한길사에서 출간하였다.
「혼불」은 최종 출간 당시 집필 기간만 17년이 넘게 걸린 결과로서 작가의 투혼이 발휘된 작품이라 하여 높이 평가되었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민속과 풍속 등 민족지적 정보를 발굴하여 세심하게 기술한 점,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극화한 점 등이 이 작품 특유의 미학으로 꼽혀 높이 평가되곤 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모국어의 바다’를 이룰 꿈을 이 작품에 투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아, 단재상(문학부문) · 세종문화상 · 호암상(예술부문) · 여성동아대상 · 전북애향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전북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예술혼을 기리고 후원하려는 각계의 인사들이 모여 ‘작가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영예를 뒤로하고, 지병이 악화되어 1998년 12월 11일 영면하고 말았다. 그의 시신은 전주 시민장으로 장례를 치른 후 전주시 덕진동 소재 ‘최명희 문학공원’에 안장되었다. 위의 작품 외에도 「만종(晩鐘)」 · 「몌별(袂別)」 · 「정옥이」 · 「탈공(脫空)」 등 단편소설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