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정산내편』은 원나라의 수시력의 원리와 방법을 이해하기 쉽게 해설하여 편찬한 역법서이다. 조선 전기 문신·천문학자 이순지와 김담 등이 세종의 명으로 1442년(세종 24)에 편찬하였다. 3책의 활자본이다. 칠정이란 일·월과 목·화·토·금·수의 5개 행성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는 칠정에 관한 자료를 다루고 있다. 내용은 권두에 천체의 여러 상수가 실렸다. 다음 역일·태양·태음·중성·교식·오성·사여성 7개의 대목이 있다. 권말에는 동지와 하지 후 일출몰 시각과 밤낮의 길이를 나타낸 표가 실려 있다. 이 역서는 오늘날의 천체력 구실을 하고 있다.
3책. 활자본.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에 대한 해설서이다. 칠정(七政)이란 일 · 월과 오성(五星), 즉 목(木) · 화(火) · 토(土) · 금(金) · 수(水)의 5개 행성(行星)을 가리킨 것으로, 이 해설서에서는 이들 천체의 운행에 관한 자료가 다루어져 있다.
세종은 1423년 우선 학자들에게 선명력(宣明曆) · 수시력(授時曆) · 보교회(步交會) · 보중성역요(步中星曆要) 등의 역법(曆法)의 차이점을 비교, 교정시켰다. 세종은 이어 1432년 예문관제학 정인지(鄭麟趾) · 정흠지(鄭欽之) · 정초(鄭招) 등에게 명나라의 『칠정추보(七政推步)』 · 『대통통궤(大統通軌)』 · 『태양통궤(太陽通軌)』 · 『태음통궤(太陰通軌)』 등의 서적을 연구하여 수시력의 원리와 방법을 이해하기 쉽게 해설한 『칠정산내편』을 편찬하도록 명하여 10년만에 그 완성을 보았다.
『칠정산내편』의 내용은 권두에 여러 천문상수(天文常數), 즉 천행제율(天行諸率) · 일행제율(日行諸率) · 일월식(日月食)의 여러 상수가 실리고, 다음에 역일(曆日) · 태양 · 태음 · 중성(中星) · 교식(交食) · 오성(五星) · 사여성(四餘星)의 7개의 대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권말에 한양을 기준으로 한 이지(二至), 즉 동지(冬至)와 하지(夏至) 후의 일출몰(日出沒) 시각과 밤낮의 길이를 나타낸 표가 실려 있고, 각 장에 필요한 곳에는 입성(立成)이라고 부르는 여러 가지 수표(數表)가 들어 있다.
일월오성의 운행을 다룬 것으로 보면 이 역서는 단순한 달력이 아니라 오늘날의 천체력(天體曆)의 구실을 하고 있다.
일행제율의 항에서 보면,
세주(歲周, 1년의 길이)=365일 2,425분으로 되어 있고
1일=10,000분(分)=100각(刻)
1각(刻)=100분(分)
의 십진법(十進法)이 쓰인 것으로 보면, 1년의 길이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그레고리(Gregory)태양력과 같은 365.2425일이고, 1분은 현행 8.64초와 같았음을 알 수가 있다.
서양과 다른 점의 하나는 하늘의 한바퀴인 주천도(周天度), 즉 원주의 각도를 360°가 아니라 365°25′75″로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태양이 하늘을 한바퀴 도는 일수를 그대로 도(度) · 분(分) · 초(秒)로 나타낸 것으로 각 도에서도 십진법으로,
1도=100분, 1분=100초
로 하고 있는 데 유래한다.
여기 1도는 오늘날의 0.9756°에 해당한다. 끝의 대목에 있는 사여성은 실제로 존재하는 별이 아니다. 이들은 어느 특정한 위치의 규칙적인 변동, 또는 규칙적으로 운행한다고 본 가상적인 천체의 이동을 생각하여, 마치 별의 운행처럼 보고 이를 복술가(卜術家)의 추산의 근거로 쓴 것 같다.
사여성의 이름은 자기(紫氣) · 월패(月孛) · 나후(羅睺) · 계도(計都)인데, 『칠정산내편』에 의하면 이들은 각각 28년, 8년 10개월, 18년 7개월로 하늘을 한바퀴 돈다. 이 중 나후와 계도는 태양이나 달과는 반대로 돌고 있는데 이 둘은 본래 중국에는 없었던 것으로, 인도에서 온 범어(梵語)의 Rahu와 Ketu에 유래한다.
중국에서는 이 둘을 보이지 않는 별(二隱星)이라고 하여 나계(羅計)로 총칭하였고, 일월오성은 칠요(七曜), 여기에 나계 둘을 합하여 구요(九曜), 또 자기와 월패를 더하여 십일요(十一曜)로 불렀다.
칠요양재결(七曜攘災決)에는 나후를 일명 식두신(蝕頭神), 계도를 일명 식미신(蝕尾神)으로 하였는데, 하늘을 도는 주기와 일월식이 관련되는 데서 미루어 이들은 황도(黃道)와 백도(白道)의 두 교점으로 추정된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