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체로 『삼국유사』 권5 ‘융천사 혜성가 진평왕대조’에 노래와 그 연기설화(緣起說話)가 실려 있다. 이 노래 이름에 대하여 양주동(梁柱東)은 ‘혜성가’라 하였고 오구라(小倉進平)는 ‘융천사 혜성가’라 하였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거열랑(居烈郎)·실처랑(實處郎)·보동랑(寶同郎) 등 세 화랑이 풍악(楓岳:金剛山의 별명)으로 유람하려 하였더니 혜성이 심대성(心大星:중심이 되는 큰 별)을 범하고 있었다.
낭도들이 의아하여 놀러 가지 않았는데, 그때 융천사가 「혜성가」를 지어 부르니 혜성의 변괴가 없어지고, 때마침 침략한 왜구도 물러가 도리어 복이 되어 대왕이 기뻐하여 낭도를 풍악에 보내어 유람하게 하였다 한다.
사서의 기록에 따르면 혜성은 요성(妖星)으로, 혜성이 나타나면 천재나 병화가 있으며 나라가 망할 조짐이라는 것이다. 또 심대성은 28수(二十八宿) 중 심수(心宿)의 대성(大星)으로 신라의 중심지인 경주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혜성범심대성(彗星犯心大星)’은 왜구가 신라의 동해안에 침입하였다는 것을 비유한다.
이 연기설화의 주제는 혜성의 변괴를 없애고 왜병의 침략을 막은 것으로 풀이되며 이와 같은 연기설화의 내용에 따라 작품을 해석해야 할 것이다.
향찰로 표기된 원가사와 그 해독 및 현대어 풀이는 다음과 같다.
① 원문
舊理東尸汀叱 乾達婆矣游烏隱城叱兮良望良古 倭理叱軍置來叱多 烽燒邪隱邊也藪耶 三花矣岳音見賜烏尸聞古 月置入切爾數於將來尸波衣 道尸掃尸星利望良古 彗星也白反也人是有叱多 後句 達阿羅浮去伊叱等邪 此也友物比所音叱兮叱只有叱故
②해독
녜 ᄉᆡ○믌ᄀᆞᆺ 乾達婆ᄋᆡ 노론 잣ᄒᆞᆯ란 ᄇᆞ라고 예○ 軍두 옷다 燧ᄉᆞᆯ얀 ᄀᆞᇫ 이슈라 三花ᄋᆡ 오ᄅᆞᆷ보샤올듣고 ᄃᆞᆯ두 ᄇᆞ즈리 혀렬바애 길ᄡᅳᆯ 별 ᄇᆞ라고 彗星여 ᄉᆞᆯᄫᆞᆫ여 사ᄅᆞ미 잇다 아으 ᄃᆞᆯ 아래 ᄠᅥ갯더라 이 어우 므슴○ 彗ᄭᅵ 이실꼬 (양주동 해독)
③ 현대어 풀이
예전 동해 물가 건달파의 논 성을랑 바라보고, “왜군도 왓다!” 봉화(烽火)를 든 변방(邊方)이 있어라. 삼화(三花)의 산구경 오심을 듣고 달도 부지런히 등불을 켜는데 길 쓸 별 바라보고 “혜성이여!” 사뢴 사람이 있구나. 아으 달은 저 아래로 떠 갔더라. 이보아 무슨 혜성이 있을꼬. (최철 풀이)
혜성가에 대한 해석은 다른 작품에 비해서 이견의 폭이 적은 편이다. 특히 전체의 의미 해석에서는 모든 논자들이 혜성의 출현을 상서로운 것으로 하고 있어서 의견들이 상당히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烽燒邪隱邊也藪耶’의 해독에서는 양주동은 ‘횃불을 올린 변방이 있어라’로 한 반면 김완진은 ‘횃불 올린 어여 수풀이여’로 풀이하고 있다. 김완진의 해독에서 특이한 것은 ‘邊也(변야)’를 고유명사로 본다는 것이다. 즉, 어여라는 수풀에서 횃불을 올렸다고 해석한 것이다.
또한 ‘達阿羅浮去伊叱等邪’의 해독에서는 양주동과 김완진의 해석이 차이가 있다. 양주동은 ‘달 아래 떠 갔더라’로 풀이한 반면, 김완진은 ‘달은 떠 가버렷더라’로 풀이하고 있어서 해독상의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홍기문은 ‘드르르 떠 갔더라’로 해독하고 있다.
이 노래는 세 화랑의 공덕을 칭송하여 부른 노래라는 견해도 있기는 하나, 혜성의 출현과 왜구의 침입을 막았다는 데에서 주사(呪詞)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노래의 속뜻은 탁월한 불교의 경지로서 본래가 청정무애(淸淨無碍)한 현상을 중생이 스스로 미망(迷妄)을 내어 현혹되고 고통받는 것으로 화엄(華嚴)의 경지, 선(禪)과 같은 경지를 말한 것이다.
신라 향가는 일연(一然)에 의하여 노래가 모아졌다는 사실 때문에 그의 취향과 사상이 노래 속에 어느 정도 들어갔으리라 생각된다. 일연이 신라의 후손이고 승려라는 점에서 볼 때 향가의 내용 역시 신라적이고 불교적인 면과 깊게 관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