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도시에서도 전통의 축제가 계승되고 새로운 축제가 탄생하여 도시 문화를 다채롭게 재구성하고 있다. 도시란 인구와 자본이 집중되어 있고, 주변 배후지를 아우르는 경제활동의 중심지인데, 바로 그러한 배경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축제가 바로 도시축제인 것이다.
특히 선진국의 도시들은 20세기 말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문화적 변동을 경험하고 있고, 그러한 문화적 조류에 편승하여 도시축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질적인 측면에서도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통적 축제와 현대적인 축제가 다채로운 모습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일찍이 축제는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경외감을 표출하고 불확실성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종교적 의례로부터 발전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부족 공동체 구성원들은 그들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일탈적 유희를 통한 놀이문화도 향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의 도시축제는 종교적 의례와 관련된 특성들을 거의 상실해 가고 있는 반면, 도시민들의 놀이 문화로써의 유희적 특성들은 더욱 비중이 높아가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경제적, 사회문화적 효과들을 거둘 수 있도록 매우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모습으로 이벤트화되고 있다.
촌락을 배경으로 한 전통의 축제와 비교했을 때 도시축제는 몇 가지 점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우선 이질적인 인구가 밀도 높게 집중되어 있는 도시의 축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촌락의 전통 축제와는 다르다.
둘째, 도시 축제는 도시정부가 주도가 되어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인공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전통에 바탕을 두고 그것을 현대적으로 각색하기도 하지만, 전혀 새로운 문화 요소를 개발하여 이벤트화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때로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셋째, 도시축제는 정치, 사회적 도구로서의 기능, 즉 시민들을 통합하여 집단정체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도시축제가 때로는 특정한 이데올로기를 유포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속성 때문이다.
넷째, 도시 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써도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활용된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축제를 통해 지역이미지가 고양되고 관광객이 증가됨으로써 도시의 경제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축제는 다른 산업의 개발과 비교해 보았을 때 초기자본이 적게 든다는 점 때문에, 그리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도시에 큰 피해를 주지 않으며, 만약 성공을 거둔다면 투자 비용 대비 수익성이 매우 높다는 점 때문에 많은 도시 정부에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섯째는 도시민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의 장으로써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축제가 지니는 놀이문화로서의 특성은, 여가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도시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축제는 시민들을 결속하는 사회정치적 도구로써, 도시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발전 동력으로써, 시민들의 삶의 질을 고양하는 레져 문화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