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본래 반야심경이란 의미는 ‘지혜의 빛에 의해서 열반의 완성된 경지에 이르는 마음의 경전’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심경의 ‘심(心)’은 일반적으로 심장(心臟)을 의미하는데, 이는 방대한 반야부 여러 경전에서 정수를 뽑아내어 응축한 것이라 한다.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 언해본은 수백 년에 걸쳐서 결집된 반야의 중심 사상을 260자로 함축시켜 서술한 불경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불교 의식(儀式) 때 반드시 독송되고 있다.
권말 한계희(韓繼禧)의 발문에 의하면, 효령대군(孝寧大君) 이보(李礻+甫)와 한계희가 왕명을 받들어 『반야심경소』를 국역했다고 한다. 국역의 저본이 된 책은 당나라 법장(法藏)이 찬술한 『반야심경약소』와 송나라 중희(仲希)가 찬술한 「현정기(顯正記)」이다. 교종판사(敎宗判事)인 해초(海超) 등 고승과 대군의 교정을 거쳐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목판본으로 간행되었다. 간행 시점은 한계희 발문에 천순(天順) 8년(1464)으로 되어 있다.
목판본(간경도감판) 1책으로서 선장의 형태로 후대에 개장하였으며 크기는 27.8×18.8㎝이다.
서지적 특징을 살펴보면 변란은 사주쌍변(四周雙邊)으로 되어 있으며, 반곽의 크기는 21.5×14.5㎝이며, 행자수는 반엽을 기준으로 8행 19자씩 배자되어 있다. 행 사이에는 계선이 간혹 나타나 있으나, 일정한 상태는 아니다. 중앙의 판심부에는 상하에 대흑구가 보이며, 또한 그 사이로 상하 흑어미(黑魚尾)가 서로 내향하고 있다. 상어미 아래에는 ‘심경(心經)’이란 판심제가 보이며, 그 아래에는 장수가 표시되어 있다. 지질은 얇게 뜬 저지로 조선 초기 세종에서 성종 연간에 자주 사용되었던 인경지(印經紙)이다.
역자 표시 위에는 ‘방종현장(方鍾鉉章)’이란 장서인이 날인되어 있어 이 책이 본래 서울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했던 일사(一蓑) 방종현 교수의 소장본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양호한 상태이나 표지의 지질과 실선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근래에 새로 개장한 것으로 보인다.
표제는 ‘반야심경(般若心經)’으로 묵서되어 있고, 그 아래로 ‘주서(注序)’라고 기재되어 있어 이 책의 성격을 알려주고 있다. 권수에는 ‘반야심경소현정기병서(般若心經疏顯正記竝序)’라는 서제(序題)가 기재되어 있고, 다음 행에 ‘진운사문석 중희 술(縉雲沙門釋 仲希 述)’이란 저자표시가 보인다.
5행에 ‘반야파라밀다심경약소(般若波羅蜜多心經略疏)’라는 서명이 보이고 있으며 이하 약소의 내용이 장14까지 수록되어 있다. 장15부터는 심경의 내용이 주석과 함께 수록되어 본문이 시작되고 있다. 권말제(卷末題)아래로 약소(略疏)의 찬자인 법장(法藏)의 전기에 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으나 끝나는 부분의 일부가 잘려 있다. 권말에는 한계희(韓繼禧)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으나 말미 일부가 훼손되어 있다. 동일본인 자재암본에는 권수에 ‘금강경·심경전(金剛經·心經箋)’이 붙어 있어 이때 금강경언해본과 동시에 간행된 판본임을 알 수 있다.
한역본으로는 현장(玄奘)의 역본이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데, 핵심 내용은 공(空) 사상이다. 현재 알려지고 있는 『반야심경』의 주석서로는 신라시대 원측의 『반야심경소(般若心經疏)』 1권과 『반야바라밀다심경찬(般若波羅蜜多心經贊)』 1권, 원효(元曉)의 『반야심경소』 1권, 태현(太賢)의 『반야심경고적기(般若心經古迹記)』 1권과 『반야심경주(般若心經註)』 2권 등이 있다. 현존본은 원측의 『반야심경소』 1권 뿐이며, 최근에는 많은 번역본 및 해설서가 간행되어 있다.
다른 자재암판과 비교하여 볼 때, 비록 권수에 ‘금강경심경전(金剛經心經箋)’이 수록되어 있지 않고 본문의 일부가 잘려 있기는 하나 보관상태가 양호하고 목판의 새김이 정교하고 선명하다. 따라서 간경도감판의 서지적 특징 및 초기의 정음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