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반야삼장이 한역한 화엄경 정원본 40권 가운데 제24권이다. 화엄경 진본과 주본의 입법계품의 내용이다. 보현행원품, 정원화엄경, 사십화엄경 등으로 불리고 있다.
해인사 사간판 가운데 수창4년(1098)판의 번각으로 추정된다. 번각 시기는 고려대장경 판각 완료 직후 1248년 이후로 추정된다.
판식은 상하단변이고 상하간 22.5㎝, 전엽 30.5㎝×48.8㎝에 24항 17자씩 배자되어 있다. 판수제가 보이는데 ‘貞二十四 二’ 등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정원본 24권 2장이란 뜻이다. 제본은 6항씩 접어 절첩본으로 하였다. 표지는 감지(紺紙)에 금은니의 보상화문을 그리고 중앙에 장방형의 금니 쌍선 속에 ‘대방광불화엄경 권제이십사(大方廣佛華嚴經 卷第二十四)’의 표제가 금니로 묘사되어 있고, 그 아래에 정원본임을 표시하는 ‘貞’자가 원형 속에 금니로 묘사되어 있다. 판본 아래 부분에 습기로 얼룩진 모습이 보이나 보존상태는 양호하다.
이 경은 화엄경의 입법계품의 내용인데,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다니며 보현보살의 행원을 이루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결국 보현보살의 행원을 이루려면 보살로서 도를 닦는 목적이 중생을 구제하는 데 있고 그 목적을 실현하자면 모든 과정을 다 거쳐 불교의 이치를 깨닫는 법계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다.
이 24권에서는 밤의 신 능개부일체수화안락주를 만나 법을 구하는 내용이다. 이 신은 전생의 일을 설하고 분별심 없이 오욕에 마음을 끌리지 않아야 한다고 설한다. 여색을 좋아하고 다섯 가지 욕망에 사로잡히면 자기는 그런 사람들에게 늙고 병들어 죽는 꼴을 보여주어 무지와 번뇌를 끊게 하며, 인색한 자에는 베풀어 줄 것을 말해주고, 성내는 자에게는 자비심과 참을성을 가지도록 가르쳐주고 마음이 산란한 자에게는 명상을 통해 마음을 진정시켜 깨끗하게 하며 그릇된 소견에 빠진 자는 지헤를 배우게 한다고 하였다.
이 판본은 해인사 사간판본으로 정성껏 찍어내었고 표지 장엄까지 정성을 다한 고려시대 사간판본으로 귀중한 자료이다. 인출하여 제본한 시기는 13~14세기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