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흉년 (도시의 )

현대문학
작품
1970년대 중산층의 속물적인 삶을 비판한 박완서의 장편소설.
정의
1970년대 중산층의 속물적인 삶을 비판한 박완서의 장편소설.
구성 및 형식

주인공 지수연의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시간적으로는 수연이 대학에 입학하여 졸업할 때까지를 배경으로 하되, 부분적으로 소설 전반부에서 해방과 한국전쟁기에 지수연의 어머니가 부를 축적해가는 과거 이력을 간략하게 제시하고 있다.

내용

1975년 12월부터 1979년 7월까지 『문학사상』에 연재한 장편소설이다. 1970년대 급속한 자본주의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지대풍 가족의 탐욕과 도덕적 타락, 몰락을 가족의 한 사람인 여대생 수연의 관찰자적 시선으로 냉정하게 그리고 있다.

수연은 오빠인 수빈과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남녀 쌍둥이는 ‘상피 붙는다’는 근친상간 금기의 속설 때문에 어려서는 이모네 집에서 따로 자라고 본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할머니의 지속적인 차별대우를 받는다. 지수연의 어머니는 한국전쟁 때 빈집털이와 양공주 장사로 돈을 모아 동대문 시장에서 포목점을 열어 많은 돈을 번다. 어머니는 무능한 남편에 대한 보상심리로 자식들을 일류학교에 보내려고 갖은 애를 쓴 끝에 아들 수빈이는 서울대학교에, 딸 수연이는 명문 여자대학교에 입학시킨다. 하지만 의존적이던 수빈이가 군에 가고, 가난한 집 딸인 순정이와 결혼하려고 하자 격렬하게 반대한다. 이 과정에서 실연을 당한 수빈을 위로하던 수연은 남매끼리 상피 붙었다는 오해를 받고 집에서 쫓겨난다. 언니인 수희는 고등고시에 합격한 홀어머니의 아들 서재호와 정략결혼을 하지만 시집살이의 어려움과 삶의 무료함을 이기지 못해 불륜을 저지르다 이혼을 한다. 아버지는 남몰래 첩을 두어 아들까지 낳고, 아내의 불륜과 사업이 몰락하는 것을 방조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가 충격으로 쓰러지면서 이 탐욕과 위선으로 가득 찬 가족은 사실상 몰락하게 된다.

경제적, 정신적으로 몰락한 가족이 상처를 회복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할 가능성은 젊은 세대에게서 발견된다. 순정은 수빈과 결혼하여 어머니의 병구완을 도맡아 하면서도 주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 가족의 속물적 삶을 혐오하고 자립을 꿈꾸었던 수연은 남자친구 구주현이 시위를 주동한 혐의로 감옥에 갇히자 그의 옥바라지와 그를 대신해 야학에서 교사생활을 한다. 수연이 출옥한 그와 농촌에서 아버지가 남긴 땅과 함께 하기로 결심하는 것은 원래의 집, 그리고 도시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도시’란 물질적인 욕망과 허위의식, 반생명성이 지배하는 ‘흉년’과 같은 불모의 공간을 의미한다. 탐욕스러운 어머니와 무능력하고 부도덕한 아버지로 이루어진 가족은 이 도시의 부정성을 압축한 공간이다. 반면 농촌은 젊은 세대들이 과거의 상처를 회복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신생과 생명의 공간을 의미한다.

의의와 평가

속물적이고 허위의식으로 가득찬 중산층에 대한 비판 외에, 뿌리깊은 남아선호사상, 신분과 돈을 매개로 한 결혼 등 1970년대의 다양한 세태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참고문헌

『도시의 흉년』(박완서, 세계사, 2012)
집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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