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천신굿 (서울 굿)

서울 천신굿 대감거리 복식
서울 천신굿 대감거리 복식
민간신앙
의례·행사
서울의 부유층에서 행하던 재수굿 형태의 무속의례. 재수굿.
내용 요약

서울 천신굿은 서울의 부유층에서 행하던 재수굿이다. 일반 사람들은 재수굿이라하고, 부유층 사람들은 천신굿이라고 한다. 천신굿은 무당과 단골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력이 있는 가정에서 대개 격년으로 행한다. 천신굿에 사용되는 신복은 조선 시대 관료들이 입던 복색을 따른다. 제상에는 떡, 돼지고기, 소고기, 전, 과일, 나물, 과자류, 북어, 막걸리, 차 등이 올라간다. 과거에 서울의 토박이 단골은 자신의 집 대청에서 굿을 하다가 현재에는 굿당에서 하게 되었다. 굿의 놀이적 측면은 간소화되어 굿의 전체적인 규모는 축소되었다.

정의
서울의 부유층에서 행하던 재수굿 형태의 무속의례. 재수굿.
개설

무당과 단골관계를 유지하며 신을 신봉하는 경제력이 있는 가정에서 대개 격년으로 행하는 굿을 말한다. 제철에 나는 과일과 음식을 신령에게 바치며 재수를 기원하는 굿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드리는 경우에는 재수굿으로, 부유하거나 상류층에 있는 사람들이 드리는 경우에는 천신굿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지방의 경우에는 상류층과 하류층의 굿이 구분되지 않지만, 서울의 경우 상류층이 하는 굿과 보통 사람들이 하는 굿은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 서울의 경우 망자를 천도하는 굿에서도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보통 사람들의 굿은 ‘진오기’라고 하지만, 부유한 사람들이 하는 규모가 큰 천도굿은 ‘새남굿’이라고 한다.

연원 및 변천

부유한 단골집에서 격년으로 행해진 천신굿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변화되어 왔다. 과거에는 서울의 토박이 단골은 자신의 집 대청에서 굿상을 차려놓고 무당일행을 맞이하였다. 신에게 바치고 인간이 먹을 음식을 재가집에서 손수 장만을 하였다. 무당은 특별한 음식을 만드는 법과 제상 차리는 법식을 가르쳐 주기만 하면 되었다. 현재에는 가정집에서 굿을 하지 못하고 굿당에서 굿을 하게 되자, 과거 동네잔치가 되었던 굿이 이제는 무당일행과 재가집 식구 몇 명이 참석하는 조촐한 의례행위가 되었다. 단골들은 아예 음식을 차릴 생각을 하지 못하며 무당이 알아서 굿상을 준비한다. 자신들이 먹을 음식도 굿당에서 제공하며 그 대신 굿당에 돈을 지불한다.

과거에 화폐가 귀할 때는 수고를 한 무당은 쌀 가마니를 받았다. 재가집이 만족하여 별부라고 하여 버선 한 컬레, 북어, 쌀 등을 선물로 더 내려 줄 때도 있었다. 지금은 현금이 이를 대신한다.

굿거리의 내용도 과거에 비해 간소화되었다. 굿의 놀이적 측면은 생략되거나 간소화 되어 굿의 전체적인 규모는 축소되었다. 과거에는 가정에서 굿을 할 때 시간에 제약을 덜 받으면서 충분히 놀이판이 될 수 있었으나, 오늘날 굿당에서는 시간에 따라 비용이 증대되고 재가집에서도 빨리 끝내는 것을 좋아하게 되어 굿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행사내용

천신굿은 1박 2일로 지내는데, 규모가 있어서 몇 명의 무당과 악사가 참석한다. 악사는 피리와 젓대와 해금을 연주하고, 장구나 제금은 쉬고 있는 무당이 친다. 이른바 삼현육각이 연주되어 음악이 화려하다. 신에게 올릴 음식상은 의례절차에 따라 굿청 곳곳 즉, 대청과 마당 등에 차려진다.

대청마루에는 큰상과 대안주상이 차려지고 조상상이 마련된다. 마당에는 불사마지상·본향가망상·산바래기상·불사가망상·불사말명상 등이 차려진다. 그 밖에도 성주상· 대감상·제석상·터주대감상·뒷전상 등이 있다.

제상에는 신격의 성격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는데, 떡·돼지고기·소고기· 전·과일·나물·과자류·북어·막걸리·차 등이 올라간다.

천신굿에 사용되는 신복은 조선시대 관료들이 입던 복색을 따른 것으로 무관의 당상복인 홍철릭과 당하관복인 남철릭, 문무관의 군복인 동달이, 전복(戰服)인 별감 의복 홍직령이 있다. 또한 궁중무녀복(宮中巫女服)으로는 몽두리·당의·협수·백장삼·회색장삼과 여자 혼례복인 활옷·원삼·홍청대란치마·청홍대란치마·홍대란치마·청대란치마·백치마 등이 있다. 신령님의 의관은 전립 고깔(흰색, 회색)과 주립(朱笠)에 호수(虎鬚)를 꽂아 장식하거나, 홍립(紅笠)에 꿩털 꽂아 장식하여 사용하고, 의복은 위에서 열거한 의복을 조금씩 변형해서 사용한다.

굿의 절차는 무당에 따라서 또는 재가집이나 현장의 상황에 따라서 차이가 나지만, 두 가지의 사례를 통해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1976년 5월에 국립극장에서 올려진 조흥윤의 천신굿을 보면, 그 절차는 주당물림(주당살을 물림)-부정(부정을 물리치고 제의장소를 정화)-청배(모든 신에게 절을 하여 하강하시기를 청함)-진적(신들에게 술잔을 올림)-불사가망거리(무조의 일종인 가망신으로서의 불사를 위한 거리)-불사제장(신장의 인격신으로서 불사를 모심)-불사거리(불사, 천존, 일월성신을 위한 거리)-호구거리(몽고군에게 강제로 끌려간 처녀들의 영혼이 신격화된 호구를 위한 거리)-본향마지(산신과 재가집의 본향산신을 모심)-본향가망거리(본향의 무조, 본향가망신을 위한 거리)-말명거리(어떤 집안의 단골 무당의 영혼을 신격화한 말명신의 거리)-전안거리(관운장과 유비, 장비를 위한 거리)-신장거리(오방신장을 모심)-작두거리(장군을 모심)-춘방대감거리(작두신인 춘방대감을 모심)-상산거리(덕물산의 최영장군을 모심)-별상거리(연산군, 광해군, 사도세자처럼 왕위를 비극적으로 잃었던 왕이나 세자를 신격화한 별상을 위한 거리)-대감거리(각종 대감님을 모시는 거리)-조상거리(재가집의 조상을 모심)-제석거리(삼신을 모심)-성주거리(성주, 군웅, 王神을 모심)-창부거리(창부신을 모심)-뒷전거리(잡귀를 대접)로 되어 있다.

다음으로 관우가 소개한 천신굿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주당물림-부정청배-가망청배-가망노랫가락-제당(帝堂)맞이-천궁맞이(천신맞이: 제석님거리-칠성님거리-천궁대신거리-부인마마님거리-호구거리-천궁제장거리-천궁말명거리-천궁대감거리-천궁신장거리-천궁창부거리-천궁선황거리-천궁영산-천궁뒷전거리)-산신님거리(산신님-도당부군님-산신대신님-산신호구님-산신 제장·말명-산신 신장님-산신대감님-산신창부님-산신걸립·선황·영상·수비)-말명거리(가망 본향말명 조상거리)-대신거리-성제마마님거리-장군거리-별상님거리(작두거리)-신장거리-대감거리-안당불사거리(불사·천왕·중상거리)-성주거리-창부거리-뒷전거리로 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유층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다. 소박한 농촌지역의 굿에 비해 굿상이 화려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서울의 부유층에서 행해지는 재수굿의 전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 및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 하지만, 신진 무당들은 의례의 본 절차나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전통적인 굿거리를 전승하고 보존할 수 있는 조치가 간구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관우가 말하는 한양천신굿』(관우, 민속원, 2005)
『한국의 무』(조흥윤, 정음사, 1983)
집필자
김덕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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