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선지에 채색. 세로 187㎝, 가로 158㎝.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1955년 제4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의 대통령상을 받은 작품인 「선소운」은 화선지에 한복을 입은 여인의 측면좌상을 의습선만 남기고 검은색의 짙은 안료로 채색함으로써 주제를 매우 명료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배경은 생략되어 있고 의자와 슬리퍼, 관음죽 잎은 수묵의 필선과 담채로 표현하여 검은 한복의 여인과 대조를 이룬다. 여인의 시선 방향은 여백으로 남겼다. 단순하고 청아한 화면의 구성과 분위기는 작품 제목인 ‘선소운’(仙簫韻 : 신선의 퉁소 소리)의 이미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 작품의 화면에서 드러나지 않은 소재인 ‘퉁소’는 이후 나타나는 「월향」(1956), 「소년」(1974) 등 피리 부는 여인이나 소년의 이미지에서 직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박노수는 1945년 청전 이상범에게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후 1946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제1회화과에 입학하여 근원 김용준과 월전 장우성 등의 지도를 받았다. 1952년 제1회 졸업생으로 졸업미전에서 문교부장관상을, 제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국무총리상 등을 받았다. 박노수는 이화여자대학교(19561962)와 서울대학교 교수(19621982)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였고 이후에는 전업화가로서 작품 활동에 몰두했다. 1983년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이 작품은 소장처가 청와대에서 1987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전환된 이후 ‘봄을 기다리는 소년 : 박노수’전(2013),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년 : 어제와 오늘’전(2014) 등에서 전시되었다.
「선소운」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의 동양화 분야 최초의 대통령상 수상작이며 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의 영향을 보여주는 박노수 초기 인물화 경향을 잘 나타내는 작품으로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