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동 풍경 (凡一洞 風景)

회화

작품

정의

1951년 박고석(朴古石)이 유화로 그린 풍경화.

내용

캔버스에 유채. 세로 39.3㎝, 가로 51.4㎝.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박고석은 평양 출신으로 니혼대학[日本大學]에서 모더니즘 경향의 미술을 수학했다. 6.25 전쟁이 시작된 직후 서울에 남아있다가 1.4후퇴 때에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 「범일동 풍경」은 1951년에 피난지 부산에서 겪었던 전쟁기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박고석은 이 시기에 1년간 부산공고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이중섭과 범일동에서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범일동 풍경」은 당시 피난지인 부산의 범일동 풍경을 강렬한 검은 윤곽선과 거친 터치, 어두운 중간톤의 색조 등의 표현주의적 양식으로 묘사함으로써 전쟁기 삶의 황망함과 고난을 표현한 작품이다. 황토빛 하늘과 땅은 검은 필선과 강한 대비를 이루면서 화면을 분할하고 있다. 철로를 따라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풀 한포기 없는 척박한 환경을 더욱 메말라 보이게 한다.

박고석은 1952년 전쟁 상황에서도 ‘기조전(基潮展)’ 등에 참석하는 등 창작에 대한 열의를 보여주었다. 전쟁 후에 박고석은 영화미술에 참여하기도 하였는데, 이 작품은 그가 미술을 맡아서 제작에 참여했던 1955년 홍성기 감독의 영화 「열애」에서 나병을 앓고 있던 극중 화가 박혁의 작품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박고석은 1957년 ‘새로운 미술의 모색’을 목적으로 유영국, 한묵, 이규상, 황염수 등과 함께 모던아트협회를 결성하고 창립멤버로 동참하였다. 이후 회화와 영화미술 뿐 아니라 판화, 조각 등의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현황

이 작품은 1997년 유족의 기증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삶속의 미술’(2013), ‘명화를 만나다’(2014), ‘꿈과 시’(2012) 등 근대미술 전시에 다수 출품되었다.

의의와 평가

박고석의 예술에 대한 강인한 창작 의지로 제작된 표현주의 화풍의 전쟁기 미술로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한국현대미술사』(오광수, 열화당, 2010)

『한국현대미술의 역사』(최열, 열화당, 2006)

『한국미술, 전쟁을 그리다: 화가들이 기록한 6.25』(정준모, 마로니에 북스, 2014)

국립현대미술관(umss.mmca.go.kr)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www.kmdb.or.kr)

집필자

왕신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