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3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빙계리 얼음골은 동굴형 풍혈에 해당한다. 삼복더위에는 차디찬 물이 솟아나고, 엄동설한에는 더운 물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등산로를 따라 약 2㎞ 구간에 크고 작은 빙혈과 풍혈이 있다.
빙계리는 얼음 구멍을 의미하는 빙혈(氷穴)이 있기 때문에 명칭이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은 얼음구멍과 바람구멍이 있어 빙산(氷山, 367m)이라 하며, 그 산을 감돌아 흐르는 물줄기는 빙계라 하고, 마을은 빙계리라 불리고 있다.
풍혈(air hole)은 애추·암괴원·암괴류 등 크고 작은 암설이 퇴적된 사면에서 미기상학적 현상에 의해 여름철에는 찬 공기가 나오고 겨울철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 나오는 바람구멍 또는 소규모 자연동굴이다. 애추(talus: 너덜) 사이에 저장된 차가운 공기가 여름철에 외부의 더운 공기와 만나면서 물방울과 얼음이 만들어진다. 겨울철에는 따뜻한 공기가 흘러나와 얼음이 얼지 않는 희귀한 자연현상을 나타낸다.
풍혈은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 빙기에 빙하가 발달한 한랭한 기후대 주변의 주빙하 환경에서 현재보다 기온이 현저히 낮았던 시기에 주로 형성되었다. 얼음골이 있는 빙계계곡은 지반이 끊어진 단층운동에 의해 암석이 갈라지면서 경사면에 쌓인 응회암의 암괴들로 이루어져 있다.
암괴의 평균적인 크기는 2m×2m×3m에 이른다. 빙계리 얼음골은 산록의 말단면과 쌍계천이 만나는 접촉부에서 형성되었는데, 우리나라에 발견된 다른 풍혈의 발생지점과 위치가 비슷하다. 기반암은 유문암질각력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림의 토양은 적색산림토이다.
주요 풍혈이 급사면에 형성되는 것과 달리 빙계리 얼음골은 완사면에 발달하였다. 애추 사면을 형성하는 두꺼운 퇴적층은 그 내부를 외부 환경으로부터 차단시켜 주는 단열 기능을 수행하고, 돌 사이의 공간은 공기와 지하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주변의 숲과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이 잘 어우러져 경승지로서의 가치가 높다. 빙혈은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경상도 의성현에 “입하(立夏) 후에 얼음이 비로소 얼고, 극히 더우면 얼음이 단단하게 굳으며, 흙비가 오면 얼음이 풀린다.”라고 묘사되어 있다.
얼음골의 뒷산은 예로부터 빙산(氷山)이라는 명칭으로 불렸는데, 빙산에는 백성의 평안과 나라님의 평안을 기원하는 태일전이 존재하였다고 한다. 수많은 명현들이 글을 남긴 유서 깊은 곳으로 1987년 9월 25일에 의성군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주변에는 쌍계천을 따라 관광지가 조성되어 있다.
빙혈에는 ‘경북팔승지일(慶北八勝之一)’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빙계리 얼음골이 경상북도의 경승지 8곳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이다. 한편 빙계계곡에는 빙계8경이 있는데, 그것은 용추(龍湫), 물레방아[水礁], 풍혈, 어진바위[仁巖], 의각(義閣), 석탑(石塔), 빙혈, 부처막[佛頂]이다.
빙계8경 가운데 제1경인 빙혈은 빙산의 남쪽 사면 기슭의 암석 사이에 위치한다. 봄부터 차가운 바람이 불어나오며, 여름철에는 기온이 더욱 낮아진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는 천장에 고드름이 매달리기도 한다. 빙혈 옆의 계단을 따라 가면 빙계8경 가운데 제2경인 풍혈이 있다. 얼음골의 마을 뒷산 기슭에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빙산사지 오층석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