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치호(尹致昊, 1865∼1945)가 43세 때인 1908년에 출간되었다. 그의 생애로 보아 자강운동과 민간에서의 교육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던 무렵이었다. 또한 일제의 식민 침탈이 노골화되어 나라 안의 관료들은 외국 세력을 등에 업고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급급하여 혼란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와 같은 당시의 시대적 정황을 우화로 빗대어 일본 제국주의를 배격하고 무능 부패한 조선 정부를 비판함으로써 계몽적 목적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본서는 당시의 언론에 “애국 사상을 일으키며 독립정신을 배양하는 비유 소설”로 여러 차례 광고되었고, 1910년 5월에는 하와이의 신한국사(新韓國社)에서도 재차 간행된 바 있다. 1909년 5월 5일 출판법에 의거하여 ‘치안을 방해한다’는 구실로 발매 반포가 금지되었다.
저작자는 윤치호이며, 발행소는 대한서림(大韓書林: 경성북부 소안동 16통 8호)이고, 1908년 7월 30일에 발행되었다. 일본의 토야마(富山)대학 도서관 소장본에 의거하면, 책의 규격은 세로 18.7㎝, 가로 13㎝이고, 한 쪽당 평균 자수는 11줄 22자 내외이며, 전체 분량은 74쪽이다.
본문에 실린 우화는 모두 71편이다.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 외국의 우화를 그대로 초역한 것, 둘째, 동양적 정서로 번안한 것, 셋째, 큰 줄거리만 유지하고 재창작한 것 등이다.
본서는 이른바 소화(笑話)나 재담(才談)을 소개한 책이라기보다는 우화를 활용하여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품성, 민족의 자강력 배양, 외세 침략에 대한 경계, 집권 세력의 무능과 부패 등 인간 사회의 여러 문제를 다루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여러 편에 걸쳐 윤치호의 논평도 함께 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단순한 『이솝우화』를 지양하고 재창작되었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의의가 있다. 따라서 우화를 통하여 계몽적인 내용을 전하고자 한 것과 일부 우화의 끝에 저자의 촌평을 덧붙여 교육적 효과를 높이려 한 것도 중요한 발상이다. 또한 『월남망국사』와 『유년필독』 등 8종의 교과용도서와 함께 금서 조치되었는데, 이러한 수난의 내력은 이 책이 지닌 역사적 의의를 증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