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식론소(成唯識論疏)』는 현장(玄裝, 602664)이 번역한 『성유식론』에 대해 당나라에서 활약한 신라 출신의 스님 원측(圓測, 613696)이 주석한 불교서이다. 이 논서의 전체 분량은 20권 혹은 10권으로 알려져 있지만, 산실되어 현재 전하지 않는다. 다만 내용의 일부가 다른 유식 논서에서 인용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그의 『성유식론소』는 일본에 전해져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일본 법상종의 초조 젠주[善珠, 724∼797]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확인된다.
고려시대 의천(義天, 1055∼1101)이 중국 및 우리나라의 불교 관계 저술을 수집하여 엮은 목록집인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 제3권(대정장 제55권)에서는 본소(本疏)는 20권이라고 하고, 제목 아래에 다시 ‘혹 10권’으로 기록하고 있다. 의천에 의해 수집된 불교 자료들에는 ‘해동유본현행록(海東有本現行錄)’이라는 부제(副題)가 붙어 있어 그 당시에는 『성유식론소』가 현존한 것으로 추측된다.
후대인 일본 흥복사 승려 에이쵸[永超]가 1094년 찬술한 『동역전등목록(東域傳燈目錄)』 강론록(講論錄) 3(대정장 제55권), 에도시대 동대사(東大寺) 출신의 승려 뵤조[平祚]에 의해 편찬된 『법상종장소(法相宗章疏)』(대정장 제55권)에서는 전체 내용이 20권으로 구성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흥복사 승려 죠순[藏俊, 1104∼1180]이 1176년 편찬한 『주진법상종장소(注進法相宗章疏)』에는 10권으로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일본에서도 널리 유통된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성유식론소』를 인용한 15종류의 문헌 가운데 일본 법상종의 초조(初祖)로 알려진 젠주의 저술이 4종이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