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국사묘지(大覺國師墓誌)」에 보이는 여섯 학종(學佛者六宗) 중의 하나이다. 흔히 고려의 자은종(慈恩宗)을 법상종이라 일컫는 것 같으나, 고려의 종파 이름으로 법상종이라는 명칭이 보이는 것은 개성의 흥왕사대각국사묘지(興王寺大覺國師墓誌)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종파의 이름이 아닌 학종(學宗)의 이름으로 보이고 있다. 즉, 당시의 불교공부(전공하는 것)에 여섯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법상종이라는 것이다.
중국에는 현장(玄奘)을 종조(宗祖)로 하는 법상종이 있었다. 그러나 이 중국의 법상종은 자은사(慈恩寺)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자은법상 또는 자은종이라고도 불리었다. 그런 까닭으로 고려에서는 법상종이라 하지 않고 종명(宗名)을 자은종이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수(金映遂)는 법상종이 신라 때 진표(眞表)에 의하여 성립된 종파라고 하였으나, 전혀 그에 대한 근거가 없다. 오히려 신라의 고승 진표는 자은법상종의 유식학(唯識學)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점찰참회교법(占察懺悔敎法)이라는 독특한 신앙세계를 확립시킨 인물이다. 신라에서는 법상 유식학을 유가(瑜伽)라 하였고, 고려에서는 유가교문(瑜伽敎門) 또는 유가업(瑜伽業) 또는 유가종이라고도 일컬어지다가 나중에는 자은종이라는 종파 이름으로 통칭되어 조선 초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