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언어학에서 둘 혹은 여러 언어들이 어휘나 문법의 면에서 서로 유사한 점이 있고 그 유사성이 공통의 조상 언어로부터 물려받은 경우에 그 언어들을 하나의 언어 가족, 즉 어족으로 묶으며 이들 각 언어는 친족 관계에 있다고 한다. 친연 관계(親緣關係)라고 하기도 한다.
둘 혹은 여러 언어들 간에 존재하는 유사성은 다음 5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우연하게 유사한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어의 ‘둘’과 영어의 ‘two’, 한국어의 ‘많이’와 영어의 ‘many’는 유사한데 이것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의성어의 경우 유사하다. 예를 들어 개 짖는 소리는 한국어에서 ‘멍멍’, 중국어에서 ‘왕왕’, 영어에서 ‘bow-wow’로 유사하다. 이것은 자연적인 음향을 각 언어의 음운체계에 맞게 받아들여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셋째, 보편적으로 유사한 경우이다. 상당수의 언어에서 ‘어머니’를 의미하는 단어는 자음 [m]과 모음 [a]를 포함하고 있고, ‘아버지’를 의미하는 단어는 자음 [p]와 모음 [a]를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유아의 언어발달 과정과 관련하여 보편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넷째, 차용으로 인한 유사성이다. 한국어의 수사 ‘일, 이, 삼’이 중국어 ‘이, 얼, 산’과 유사한 것은 중국어에서 차용하여 온 것이기 때문이며, 한국어의 ‘송골매’가 몽골어의 ‘숑호르’와 유사한 것은 몽골어에서 차용하여 온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둘 혹은 여러 언어의 조상 언어가 같기 때문이다. 역사언어학에서는 이 다섯 번째 유형의 일치를 정밀하게 비교하여 현재는 각각 다른 언어이지만 동일한 조상언어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일군의 언어가 친족 관계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인도에 가 있던 영국인 법률가 윌리엄 존스(William Jones)가 1786년에 산스크리트어의 존재를 유럽에 알리고 난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산스크리트어는 유럽의 고전 언어인 그리스어, 라틴어와 너무나 유사해서 이 유사성이 결코 우연에 의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동일한 공통 기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여기에 더하여 고트어, 켈트어뿐만 아니라 페르시아어도 동일한 기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았다. 윌리엄 존스의 이 견해는 역사비교언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시작을 알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후의 연구를 통하여 이 공통기원이라는 것은 인도유럽조어로 알려지게 되었다. 19세기에 이르러서 친족 관계의 개념을 정밀화하고 그림의 법칙 등 역사언어학의 주요한 원리를 탐구하면서 세계의 여러 언어를 대상으로 하여 친족 관계에 있는 언어, 즉 어족(語族, Language family)으로 묶는 연구가 활발해졌다.
각 언어들의 친족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역사언어학의 가장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이며, 역사적으로 인도유럽어족, 핀우그르어족, 아프로아시아어족 등은 잘 증명이 되어 있는 편이다. 동일한 어족으로 설정하게 되는 근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음운론적으로는 음운 대응 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음운 대응이라는 것은 각 언어들 간에 음성 의미가 유사한 짝들을 음운 면에서 비교하여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산발적인 음성의 일치보다는 동일한 환경에서의 음운 상의 대응이 여러 다른 단어들의 짝에서도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다.
동일한 어족으로 분류된 언어들은 동일한 조상 언어 즉 조어(祖語, Proto language)에서 분기한 것이지만 분기한 시기에 따라서 친소 관계가 달라진다. 인간의 친족으로 비유하자면 증조할아버지가 같다고 할지라도 증손들 간에는 형제 관계, 사촌 관계, 육촌 관계 등 혈연상의 거리가 있는 것처럼 언어 간에도 인간처럼 명확한 거리를 측정할 수는 없지만 관계가 가까운 언어도 있고 먼 언어도 있다. 예를 들자면 인도유럽어족 내에서도 영어와 독일어는 아주 가까우며 영어와 프랑스어는 이보다는 멀지만 영어와 그리스어와의 관계보다는 훨씬 가깝다. 그리하여 각 하위 언어들을 친소 관계에 따라서 어파(語派, Language branch)로 나누어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일한 어족으로 분류된 언어들은 이론적으로 동일한 언어에서 분기한 것이므로, 여러 하위 언어들의 분기 양상에 따른 유사성과 차이점을 연구함으로써 그 조어의 체계를 재구(再構, Reconstruction)할 수가 있다. 단 조어는 이론적으로 구성된 가상적 언어이므로 어느 시기, 어느 지역에 존재한 언어였는지는 단정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