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이조어 (Altai)

언어·문자
개념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의 비교를 통하여 재구한 최고(最古) 가상의 언어. 알타이 공통 조어.
이칭
이칭
알타이 공통 조어
내용 요약

알타이조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의 비교를 통하여 재구한 최고 가상의 언어이다. 역사비교언어학에서는 상호 유사한 언어를 비교하여 음운대응의 규칙을 가정하는데 이를 조어라고 한다. 알타이조어는 튀르그어파, 몽골어파, 만주퉁구스어파로 분기한 후 현재의 55개 언어로 분기된 것으로 보인다. 알타이 언어로 불리는 언어들은 어휘, 문법 등에서 유사하다. 현재는 알타이어족의 음운대응이 부족하고 상호 차용어가 많다. 이런 이유로 알타이조어의 재구는 아직 가설 단계로 볼 수 있다. 한국어도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보았으나, 현재는 알타이 언어와 거리가 있다고 여겨진다.

정의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의 비교를 통하여 재구한 최고(最古) 가상의 언어. 알타이 공통 조어.
개설

알타이 공통 조어라고도 한다. 이론적으로는 현재의 모든 알타이계통의 언어는 하나의 조어에서 분기된 것으로 가정되는데 1차적으로 튀르크어파, 몽골어파, 만주퉁구스어파로 분기하였으며 그 각각의 어파에서 현재의 55개에 달하는 알타이 여러 언어가 분기된 것으로 가정한다. 이러한 가정 하에 람스테트(Ramstedt), 포페(Poppe)에 의해서 알타이조어의 자음체계와 모음체계, 문법형태소, 어휘 등이 재구되었으나 그 후로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조어의 재구

조어(祖語)를 재구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언어군으로 구성된 어족(語族, Language Family)이 존재해야 한다. 역사비교언어학에서는 상호 유사한 몇몇 개의 언어를 비교하여 음운대응의 규칙을 세우고 가상의 하나의 언어에서 분기한 것이라는 가정을 세운다. 이 가상의 언어가 조어라고 불린다.

알타이 언어로 불리는 여러 언어들은 어휘, 문법 등등의 면에서 상호 유사한데 이 유사성을 해석하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들 언어의 상호 유사성은 공통조어에서 물려받은 것이며 따라서 여러 알타이 계의 언어가 동일한 계통의 언어라는 가설이며, 다른 하나는 이들 언어 간의 유사성이 공통조어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오랜 접촉 즉 교역, 전쟁 등을 통하여 차용(借用, borrowing)이 이루어진 결과라는 가설이다.

전자는 알타이어족 가설이라고 할 수 있고, 후자는 반알타이어족 가설이라고 할 수가 있다. 위에서 알타이조어를 상정하고 자음체계, 모음체계 등을 재구한 것은 알타이어족 가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에 의한 것이다.

알타이어족 가설과 반알타이어족 가설

반알타이어족 가설이 생긴 이유는 알타이어족을 가정하였을 때 각 언어들 간의 친족 관계를 증명하여 줄 수 있는 음운대응이 부족하였으며, 유사성의 상당수가 차용에 의한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은 인도유럽 비교언어학을 전공한 학자들에 의해서 제기되었는데 그들이 연구했던 인도유럽어들의 관계에 비해서 알타이계 언어들의 관계는 동일한 계통의 언어라고 보기에는 만족할 만한 음운대응 등이 부족하였던 것이다. 게다가 수사의 일치가 없다는 것은 반알타이어족의 중요한 근거가 되어 있다.

그리하여 알타이 계의 여러 언어는 하나의 공통조어에서 분기된 언어 가족이 아니며 알타이어족으로 가정되었던 세 어군의 언어는 오랜 기간 동안의 유목 생활을 통한 접촉으로 인하여 문화적으로 진보한 튀르크어파의 언어로부터 몽골어파의 언어가, 몽골어파의 언어로부터 만주퉁구스어파의 언어가 어휘 등을 차용하여 서로 유사해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볼 때 중요한 것은 각 언어에 음성 의미 면에서 유사한 두 단어가 있을 때 이 두 단어가 차용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구별해 내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이루어진 차용의 경우라면 어느 정도의 언어학적 사실을 고찰하여 차용임을 밝힐 수 있지만 오래전에 차용된 낱말들은 차용했다는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두 어파 또는 세 어파의 언어에 동일한 단어가 있으면 알타이어족 가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그 단어들이 공통조어에서 물려받은 것으로 판단하는 반면에 반알타이어족 가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그 단어들이 이웃 언어와의 접촉을 통하여 차용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알타이어족 가설의 주장자인 포페(1965:148)는 반알타이어족 가설 주장자들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몽골어에 dayir ‘갈색’이 있고, 고대터키어는 yaγïz ‘갈색’이다. 이러할 경우에 되르퍼(Doerfer) 같은 학자는, 몽골어와 터키어에 공통된 단어가 있을 때에는 터키어에서 몽골어로 차용된 것으로 보며 y>d로 바뀌는 변화는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보다 자연스러운 d>y로의 변화 방향을 유지하기 위하여 터키조어가 *daγïz라고 가정하여 터키어에서는 *daγïz>yaγïz가 되고, 몽골어는 터키어로부터 *daγïz를 차용한 후에 dayir로 변하였다고 본다. 이러한 유형의 대응을 보이는 단어는 터키어 yaqu ‘털옷’와 몽골어 daqu ‘털옷’, 터키어 yaγï ‘적, 전쟁’와 몽골어 dayin ‘적’ 등이 있다.

한편으로 터키어 yara ‘상처’에서 차용된 몽골어는 yara ‘상처’이며, 마찬가지로 터키어 yašïl ‘녹색’에서 차용된 몽골어는 yašil ‘자주색’이다. 여기에서 터키조어라고 재구한 *daγïz가 과연 타당한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왜냐하면 터키어파의 어떤 언어도 어두에 d-를 가진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에서 보듯이 터키어에서 y-로 시작하는 단어는 몽골어에 차용될 경우 역시 y-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포페의 주장은 되르퍼 등의 반알타이어족 가설 학자들이 근거 없이 터키조어라고 재구한 *daγïz 등은 오히려 알타이조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위의 예들은 오히려 알타이어족 가설을 지지하는 예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알타이어족의 존재 여부는 인도유럽어족이 하나의 어족으로 증명된 것과 같은 정도의 충분한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어파 또는 세 어파의 언어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모든 요소를 차용의 결과로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으로 보인다.

알타이어계의 언어는 인도유럽계의 언어에 비해서 그 언어를 기록한 문헌의 역사가 깊지 않고, 다른 한편으로 분기된 어파의 수가 셋밖에 되지 않아서 10개 이상의 어파를 가진 인도유럽어족에 비해서 친연성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수천 년 간 유목 생활을 통하여 상호 주고받은 차용어가 많은데 이것 역시 친연성을 증명하는 데 불리하다. 결국 알타이어족 가설과 그에 따른 알타이조어의 재구는 아직 충분히 증명되지 않은 가설의 단계에 있다고 볼 수가 있다.

알타이어족과 한국어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에 속하느냐의 문제는 한국어의 계통 연구자나 알타이 비교언어학자들에게는 매우 중대한 관심사였다. 한동안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의심 없이 믿고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어가 알타이 언어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보게 되었다. 즉 관계가 있다고 할지라도 매우 먼 관계에 있는 언어로 파악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태도의 변화에는 포페(1965:148)의 다음 기술이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어의 위치에 대하여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음을 받아들인다: 1. 만주퉁구스어파와 튀르크어파가 관련이 있듯이 한국어는 다른 알타이 언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2. 한국어 조어(Proto-Korean)는 알타이 공동체(Altaic unity)가 존재하기 전에 분기했을 수 있다; 3. 한국어에는 알타이 기층(Altaic substratum)만 있을 수 있다. 즉 원래 비알타이 언어인데 고대 알타이 언어를 흡수하였거나 알타이 언어를 말하는 층 위에 얹혔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포페는 알타이어족에 관한 논의를 할 때에 한국어를 제외하였다.

알타이어족의 하위 분류

종합하여 말하자면 알타이어족의 성립에 관하여 이견이 있으며 알타이조어라는 개념은 알타이어족의 성립을 바탕으로 하므로 이에 관해서 더 상세히 논의하기는 힘들다. 다만 논의의 초점이 되고 있는 알타이계의 언어는 명백하게 만주퉁구스어파, 몽골어파, 튀르크어파의 언어로 나눌 수 있으며 그 각각의 어파에 속하는 언어는 서로 매우 가깝다. 각 어파에 속하는 언어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만주퉁구스어파: 어원어(Ewen), 어웡키어(Ewenki), 솔론어(Solon), 네기달어(Negidal), 나나이어(Nanai), 윌타어(Uilta), 울치어(Ulchi), 우디허어(Udihe), 오로치어(Orochi), 만주어(Manchu), 시버어(Sibe)

몽골어파: 다고르어(Dagur), 몽구오르어(Monguor), 보난어(Bonan), 캉자어(Kangjia), 둥샹어(Dongxiang), 동부요고르어(East Yugur), 부리야트어(Buriat), 몽골어(Mongolian), 칼미크어(Kalmyk-Oirat), 모골어(Moghol)

튀르크어파: 추바시어(Chuvash), 할라지어(Khalaj), 터키어(Turkish), 가가우즈어(Gagauz), 아제르바이잔어(Azerbaijani), 투르크멘어(Turkmen), 호라산 튀르크어(Khorasan Turkish), 카시카이어(Qashqa’i), 아프샤르어(Afshar), 아이날루어(Aynallu), 살라르어(Salar), 위구르어(Uyghur), 우즈베크어(Uzbek), 크림 타타르어(Crimean Tatar), 우룸어(Urum), 카라임어(Karaim), 카라차이 발카르어(Karachai- Balkar), 쿠므크어(Kumyk), 타타르어(Tatar), 바시키르어(Bashkir), 카자흐어(Kazakh), 카라칼파크어(Karakalpak), 노가이어(Nogai), 키르기스어(Kirghiz), 알타이어(Altai), 하카스어(Khakas), 쇼르어(Shor), 출름 튀르크어(Chulym Turkish), 투바어(Tuvan), 토파어(Tofa), 야쿠트어(Yakut), 돌간어(Dolgan), 서부요고르어(West Yugur), 푸위 키르기스어(Fuyu Kirghiz)

참고문헌

『사라져가는 알타이 언어를 찾아서』(김주원·권재일·고동호·김윤신·전순환, 태학사, 2008)
Introduction to Altaic Linguistics(Poppe, N., Otto Harrassowitz,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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