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은 해방 이후 「나상」·「판문점」·「닳아지는 살들」 등을 저술한 소설가이다.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포로로 잡히는 등 생사의 고통을 겪다가 그해 12월 월남하였다. 단편 「탈향」(1955)과 「나상」(1956)이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1961년 단편 「판문점」으로 제7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1962년 단편 「닳아지는 살들」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분단문학 작가로서의 기반을 다졌고, 이후 분단 문제를 다룬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했다. 이호철은 자전적 전쟁 체험을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펼쳐 분단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함경남도 원산시 전산리에서 태어났다. 1948년 원산 공립중학교를 졸업하고 원산고등학교에 진학했다.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포로로 잡히는 등 생사의 고통을 겪다가 그해 12월 원산에서 단신 월남하였다.
그 뒤 부산과 서울에서 피난살이를 하며 창작에 몰두하다 단편 「탈향」(1955)과 「나상(裸像)」(1956)이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1961년 단편 「판문점」으로 제7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62년 단편 「닳아지는 살들」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분단문학 작가로서의 기반을 다졌고, 이후 분단 문제를 다룬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하였다. 이 같은 작품 세계로 말미암아 분단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호철의 서사 양식은 자전적 전쟁 체험을 중심으로 구축되는데, 이 때문에 발표한 거의 모든 작품의 밑바탕에는 전쟁과 분단, 이산과 정착이라는 역사적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이호철의 전반적 문학세계를 통해 드러나는 분단서사의 양상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탈향」(1955)과 「탈각」(1959) 등을 통해 전쟁과 분단이 낳은 실향인의 역사적 비애를 다루고 있다.
1970년대에는 「이단자」 연작과 「그 겨울의 긴 계곡」(1977) 등을 통해 실향인의 정체성과 이산가족의 문제에 치중했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자전적 체험와 역사적 사건의 결합을 통해 분단의 기원을 탐색하고 분단 극복을 지향하는 작품을 많이 발표하였다.
한편 이호철의 작품 경향을 소재와 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크게 여섯 부류로 나누어진다. 첫째로 해방 직후의 북한 사회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다. 「백지풍경」(1956), 「만조기」(1959), 「세 원형 소묘」(1983), 「변혁 속의 사람들」(1987) 등이다. 둘째로 전쟁에 동원되었을 때의 체험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다. 「나상」(1956), 「부군」(1957), 「첫 전투」(1964), 「남녘사람 북녘사람」(1996) 등이다.
셋째로 전쟁 직후 부산에서의 체험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탈향」(1955), 「소시민」(1964) 등이다. 넷째로 분단 사회를 배경으로 시민의 일상 현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등기수속」(1964), 「부시장 부임지로 안 가다」(1965), 「서울은 만원이다」(1966), 「큰 산」(1970) 등이다. 다섯째로 분단 문제를 중요하게 다룬 작품이다. 「판문점」(1961), 「남풍북풍」(1972), 「이단자 4」(1973), 「문」(1988) 등이다. 여섯째로 유라시아 시대의 상황과 전개 양상을 다룬 작품이다. 「1기 졸업생」(1962), 「까레이 우라」(1986), 「별들 너머 이쪽과 저쪽」(2009) 등이다.
이호철은 소설가로서의 작품 활동 외에도 유신 체제에 반대하는 재야민주화운동에 참가해 반체제 활동을 전개하였다. 1973년 민주수호국민협의회 시국 성명에 가담한 것을 시작으로, 1974년 ‘문인 간첩단 사건’과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렀다. 1985년에는 자유실천문인협회 대표, 1987년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을 지냈으며, 1992년부터 2000년까지는 평화통일자문회의 문화분과 위원장을 지냈다. 1992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되었다. 2016년 9월 18일 향년 85세로 별세하였다.
이호철은 60년에 육박하는 긴 창작 기간 동안 100여 편에 이르는 단편과 30여 편의 중 · 장편 소설을 남겼다. 작품집으로 『나상』(1961), 『서울은 만원이다』(1966), 『문』(1981), 『천상천하』(1986), 『소슬한 밤의 이야기』(1991), 『판문점』(2012) 등과 수필집으로 『작가수첩』(1977), 『마침내 통일절은 온다』(1988), 『문단골 사람들』(1997), 『소설가 이호철이 겪은 남 · 북한 반세기』(2003)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1961)을 시작으로 하여 동인문학상(1962), 대한민국 문학상(1989), 대산문학상(1996), 대한민국 예술원상(1998), 요산문학상(2001), 3 · 1문화상 예술상(2012) 등을 받았다. 은관문화훈장(2002)과 독일 예나대학 프리드리히 실러 메달(2004)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