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란 집안일이나 마을의 일이 잘 되도록 비는 제사를 가리키며, 성주(城主)고사·명당(明堂)고사·홍패(紅牌)고사·백패(白牌)고사·뱃고사[船告祀]와 같은 여러 고사가 있고, 소릿광대[唱廣大, 倡夫]가 소리를 한다. 중부 이북에서는 걸립패(乞粒牌) 고사 소리꾼이나 탁발승(托鉢僧)이 성주고사에서 소리를 부르기도 한다.
성주고사는 사가(私家)나 관아에 새집을 짓고 드리는 고사를 가리키나, 경사에 지내는 고사도 흔히 성주고사라고 한다. 명당고사는 조상의 묘를 쓸 때나 묘에 비석을 세울 때 지내는 고사이며, 비를 세우는 고사를 한편 입비고사(立碑告祀)라고 이르기도 한다.
홍패고사나 백패고사는 과거에 급제하고 유가(遊街: 불경을 강설하는 승려나 선배, 친척들을 찾아보기 위해 풍악을 울리며 행진하는 일)한 뒤 집에 돌아와 조상의 사당에서 지내는 고사이다.
소과(小科)에 급제한 이는 흰 교지를 주므로 백패고사라고 하고, 문과(文科)에 급제한 이는 붉은 교지를 주므로 홍패고사라고 한다. 뱃고사는 배를 새로 만들었거나 출어할 때 뱃길의 무사함과 풍어(豊漁)를 빌고자 지내는 고사이다.
고삿소리는 내용으로 보아, 치국(治國)잡기·산세풀이(명당풀이)·성주풀이·과거풀이·액풀이·삼재(三災)풀이·살풀이·비단풀이·호구역(戶口役)살풀이·농사풀이 등으로 갈라진다.
충청도·강원도·경기도 등에서는 고사덕담(告祀德談)·고사선염불(告祀先念佛)이라고도 하는데, 고사덕담 뒤에 뒷염불이 따른다. 경서도(京西道)에서는 뒷염불에 평염불(平念佛)이라고 하는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부르며, 「회심곡(回心曲)」(일명 悔心曲)이라고 하여 통속민요 소리꾼들이 따로 부르고 있다.
충청도·강원도 등의 고사 소리꾼(비나리)들이 부르는 고삿소리에는 뒷염불로 「반맥이」를 부르며, 따로 「오조(悟調)」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상가(喪家)에서 부른다.
소릿광대가 부르는 고삿소리의 장단은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 장단으로 되어 있고, 선율은 패개성음이라 하여 판소리의 육자배기토리로 부르는 것이나 평계면조(平界面調)에 가깝게 되어 있다. 고수(鼓手)가 북으로 반주하는 경우가 많다.
충청도와 강원도의 고사 소리꾼이 부르는 고삿소리는 치악산조라 하여 자진모리나 굿거리·중모리(또는 세마치) 장단으로 되어 있고, 선율은 메나리토리로 부른다. 경기도 북부와 서도의 탁발승이 부르는 고삿소리는 자진모리장단이나 불규칙 장단으로 되어 있고, 선율은 경토리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