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마을의 앞산은 풍수상 괘등혈(掛燈穴)로, 항상 화기(火氣)를 내뿜고 있어서 화재(火災)가 빈번하였다. 그래서 장승과 오릿대(솟대)를 세워서 화재 등의 재앙을 막아내고자 하였다.
소라실 마을은 동편의 매봉 마을과 서편의 삼태봉 마을로 나뉘어지는데, 이들 마을은 각각 신랑마을과 신부마을로 여겨진다. 신랑장승은 사모(紗帽)를 쓴 동방천원축귀대장군(東方天元逐鬼大將軍)이고, 신부장승은 족두리를 쓴 서방지원축귀대장군(西方地元逐鬼大將軍)이다.
장승 옆에는 오릿대가 높이 세워져 있는데, 오리의 부리에는 나무를 깎아서 만든 붕어를 물려놓았다. 이들 장승과 오릿대는 동 · 서편 마을입구에 각각 한 짝씩 세워져 있지만, 오리는 모두 북쪽을 향하여 있다.
장승제는 다음과 같이 치러진다. 음력 정월 초이튿날 양쪽 마을 사람들은 각기 집집마다 방문하여 걸립(乞粒)을 한다. 그리고 생기복덕(生氣福德)을 보아 제관, 축관, 유사(有司)를 선출한다. 정월 열 나흗날 저녁에는 유사집 우물에 모여 우물제를 지낸 뒤 풍물패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샘굿을 한다.
대보름날 아침에는 양쪽 마을 사람들은 각각 농기를 선두로 하여 풍물패, 제관 등이 행렬을 지어 길방(吉方)의 산으로 가서 장승목을 베어온다. 한나절 내내 마을의 공터에서 장승을 만들고, 저녁이 되면 신랑 · 신부 장승의 혼례식을 치른다.
혼례식에 앞서서 남녀 장승을 베로 묶어서 합궁(合宮)을 시키는데, 이때 양쪽 마을 사람들은 상대방 장승이 먼저 굽히고 들어오라고 서로 실랑이를 벌인다. 다음에는 초례상(醮禮床)을 사이에 두고 교배례(交拜禮)와 합근례(合巹禮)를 행한다.
혼례식이 끝나면 양편 마을 사람들은 초례상에 차렸던 음식과 술을 먹으며 한바탕 쇠(꽹과리)를 친다. 그런 뒤에 양쪽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장승을 모시고 가서 각각 장승제를 지내는데, 축문은 스물 한 번을 읽는다.
제가 끝나면 음복(飮福)을 하고 방포(放砲) 세 발을 쏜 다음에 각자의 마을로 올라오면서 횃불놀이를 한다. 장수 횃불을 선두로 하여 그 뒤로 졸병 횃불이 줄지어 따르며, 그 뒤에는 풍물패가 따른다. 횃불이 먼저 꺼지면 진 것으로 간주된다. 마을로 돌아와서는 술과 음식을 나누며 흥겹게 논다. 그리고 양쪽 마을 사람들은 서로 풍물을 치며 만나서 즐겁게 노는데, 이를 합고(合鼓)라 한다.
송학리 장승제는 동 · 서편 마을의 장승을 각기 신랑과 신부로 여겨서 혼례를 치루어 주는 특징을 지니며, 여느 장승제에 비하여 더욱 강화된 종교적 · 사회적 기능을 보인다. 또한 제후(祭後) 행사인 횃불놀이와 합고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