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92m. 금둔사지에는 이 석탑과 함께 석조불비상 1구(보물, 1988년 지정)가 남아 있다. 이 석탑은 2층 받침돌 위에 3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올린 모습인데, 머리장식인 상륜부(相輪部)는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아래층 받침돌의 면석에는 좌우의 모서리 기둥과 함께 1개의 가운데 기둥이 새겨져 있고, 덮개돌의 윗면에는 둥글고 각진 굄이 마련되어 있다. 윗층 받침돌의 면석에는 각 면마다 좌우의 모서리 기둥과 1개의 가운데 기둥이 조각되었는데, 가운데 기둥의 좌우 양쪽면에는 8부신중상(八部神衆像)이 두텁게 돋을새김되었다. 덮개돌은 2장의 널돌로 구성되었는데, 아랫면에는 쇠시리인 부연(副椽)이 있고, 윗면에는 2단의 굄이 마련되었다.
탑신부(塔身部)는 각 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하나의 돌로 조성하여 올렸다. 각 층의 몸돌에는 좌우의 모서리 기둥이 가지런히 조각되어 있는데, 1층 몸돌에만 앞뒷면에 문비(門扉)가 새겨져 있다. 문비 안에는 자물통과 문고리를 한 쌍씩 조각하였고, 문비의 옆면에는 공양상(供養像) 1구씩을 배치하였는데, 연화좌(蓮花座) 위에서 한쪽 무릎을 세워 꿇어 앉고서 두 손을 앞으로 모아 바리[鉢]를 받든 모습이다.
지붕돌은 밑면 받침이 5단이고, 평박(平薄)한 낙수면의 네 귀퉁이에는 전각(轉角)의 반전이 강하여 전체적으로 경쾌한 느낌을 준다. 각 전각에는 풍경을 달았던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어 석탑을 건립하였던 당시의 장식적인 의장을 짐작하게 한다.
이 석탑은 받침 부분의 구성과 몸돌의 모습 등 세부 수법으로 보아, 9세기경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곧 1층 몸돌의 자물통과 문고리의 표현은 다른 석탑의 것보다 큼직하여 형식화된 것은 아니어서, 조성 시기가 뒤떨어지지는 않는다. 전체적으로 짜임이 단아하고 윗층 받침돌과 1층 몸돌의 조각 등이 주목되는 우수한 석탑에 속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