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선비가 길을 가던 중 어디에서 신음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살펴보았더니 큰 뱀이 까치 둥지 안의 까치 새끼들을 잡아 삼키려 하였다. 선비는 재빨리 활을 꺼내 뱀을 쏘아 까치들을 구해 주고는 갈 길을 재촉하였다. 산속에서 날이 어두워져 잘 곳을 찾다가 마침 불빛 있는 곳을 찾아갔더니 예쁜 여자가 나와 극진히 대접하였다. 한밤중에 자다가 갑갑해진 선비가 눈을 떴더니 여자가 뱀으로 변해 선비의 목을 감고는 “나는 아까 너에게 죽은 남편의 원수를 갚으려고 한다. 만약 절 뒤에 있는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 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다.”라고 했다. 선비는 ‘이제 죽었구나.’ 생각하고 절 뒤에 있는 종을 울리기 위하여 갖은 궁리를 다하였다. 그때 갑자기 절 뒤에서 종소리가 세 번 울렸다. 그러자 뱀은 곧 용이 되어 승천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선비는 날이 밝자마자 절 뒤에 있는 종각으로 가 보았더니 까치 두 마리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죽어 땅에 떨어져 있었다. 까치들은 은혜를 갚기 위해 머리로 종을 들이받아 종소리를 울리게 한 뒤 죽었던 것이다.
뱀의 원귀가 음식물로 변해 주인공의 뱃속에 들어가 중병을 일으키자, 까치가 배를 찍어 배 속의 뱀 새끼들을 나오게 하여 낫게 해 준다는 변이형도 더러 있다. 이때 각편에 따라 날짐승의 종류는 까치, 꿩, 백로 등으로, 주인공은 선비, 한량, 포수, 나무꾼, 학동 등으로 나타난다.
이 설화는 일차적으로 동물의 보은을 통한 교훈적 주제를 담고 있다. 그러나 종소리를 통해 보은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종소리는 주인공의 생명을 구할 뿐 아니라 뱀의 승천을 이루게 하여, 이 설화가 단순한 보은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 까치의 자기희생으로 울린 종소리는 보은을 넘어 종교적인 구원의 의미까지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