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동물문 복족강에 속하는 다슬기는 원추형의 패각을 가지고 입구는 타원형의 뚜껑을 통해 열고 닫는다. 현재 담수산 다슬기는 3속 9종으로 다슬기, 곳체다슬기, 주름다슬기, 좀주름다슬기, 참다슬기, 염주알다슬기, 띠구슬다슬기,주머니다슬기, 구슬다슬기가 기록되어 있다. 학명은 Semisulcospira libertina (Gould, 1859)이다.
패각은 탐형 또는 난형이며 표면은 나선형으로 주름지거나 오돌토돌한 돌기가 나 있는 종류, 그리고 매끈한 종류 등이 있다. 머리에는 한 쌍의 더듬이가 있고 그 아래 눈이 있으며 눈과 눈 사이에 입이 위치한다. 일반적으로 민물에 사는 다슬기류는 대부분 흑갈색 또는 황갈색을 나타낸다.
다슬기는 다른 복족류와 마찬가지로 딱딱한 패각을 가지고 있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몸의 모든 기관들이 안전하게 보호되며 수분의 증발을 막는 등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이동시 넓고 편평한 발(foot)을 이용하며 발에서는 점액질이 분비된다. 치설로 부착조류 등 먹이를 갉아 먹는다.
담수성 연체동물은 대부분 난생이지만 다슬기류는 종에 따라 난생 또는 난태생의 특징을 가진다. 자웅이체이며 살아가는 동안 여러 번 반복해서 생식을 거듭하는 반복생식 형태의 연중 출산을 하게 된다. 수컷의 주요 교미 시기는 3월, 6∼9월이다.
다슬기는 다슬기해장국, 다슬기수제비를 비롯하여 다슬기엑기스 등 오랜 옛날부터 식용으로 기호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식용 및 약용자원이다. 예로부터 다슬기가 간질환에 효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반위, 위통 및 소화불량을 치료한다.”라는 기록이 전해진다.
『물명고(物名考)』에는 다슬기를 와라(蝸蠃)라고 기록하면서 “호수나 하천에서 나타나며 논우렁이보다 크기가 작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슬기는 지역마다 다양하게 불리고 있는데, 경상도에서는 고디,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충청도에서는 올갱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다슬기들은 하천의 중 · 상류지역의 깨끗하고 유속이 빠른 곳에 서식하지만 곳체다슬기는 다슬기류에서 가장 오염에 내성이 강한 종으로 중 · 하류지역에서 관찰이 된다. 염주알다슬기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하천들이 정체화되고 오염에 많이 노출되고 있어 다슬기류의 서식환경이 상당히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하여 식용으로 부족한 양을 외국에서 수입하였으나, 근래에 지자체 중심으로 자연산 성체를 이용한 대량 종묘생산 후 하천에 방류하는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