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구. 1988년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높이는 여래좌상 4m, 보살좌상 4.5m. 염불암 경내에 우뚝 솟은 암석의 서 · 남면에 얕게 부조되었으며, 서면의 여래좌상은 아미타불(阿彌陀佛), 남면의 보살좌상은 관음보살(觀音菩薩)로 추정된다.
아미타불좌상은 선각(線刻)에 가깝게 부조되었다. 소발(素髮)의 머리 위에 육계(肉髻)는 작은 편이다. 네모진 비만형의 얼굴은 치켜 올라간 긴 눈과 두툼한 코, 얇은 입술로 인하여 숭고미(崇高美)를 잃고 있다.
당당하게 조형된 동체(胴體)는 앉은 높이에 비하여 무릎 폭이 넓어 안정감이 있으며, 우견편단(右肩偏袒)의 얇은 법의(法衣)는 단절된 몇 겹의 의문(衣文 : 옷자락 무늬)으로 주름져 있다. 특히 왼팔과 상체 사이의 여백에도 중첩된 쐐기형의 옷주름을 선각하였는데, 이는 독립된 원각상(圓刻像)을 모본으로 삼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로 보인다.
두 손은 무릎 위로 모아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서로의 엄지를 마주 대며, 검지를 꾸부려 손가락 등을 맞닿게 하는 아미타불의 미타정인(彌陀定印)을 맺고 있다. 결가부좌(結跏趺坐)한 무릎 밑으로 흘러내린 법의 자락은 세 겹의 횡적인 옷주름으로 마무리되었다. 2중의 연꽃잎으로 구성된 대좌 밑으로 구름무늬를 새겨 천상계(天上界)를 표현하였다.
회화성이 짙은 각선(刻線)을 보여 주는 관음보살상은 머리에 높은 보관(寶冠)을 쓰고 있다. 하지만 착의법(着衣法)은 상의[天衣]와 하의[裙衣]를 걸치는 일반적인 보살 옷과는 달리 우견편단으로 입혀진 법의 모양이어서 주목된다. 이러한 복장은 백의관음(白衣觀音)을 표현하려는 의도로도 보이나 보살상의 복장으로서는 이례적이다.
머리 위의 보관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 면에 인동문(忍冬文)을 새겼으며 그 하부에 영락(瓔珞 :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을 배열하였다. 보관 밑에는 나발(螺髮)의 머리가 이마 위에 돌려져 있다. 네모진 비만형의 얼굴 크기에 비하여 이목구비는 작게 표현되었다. 입과 코가 맞붙어 둔중한 인상을 풍긴다. 목은 거의 생략된 채 가슴 언저리에 삼도(三道)가 선각되어 있다.
좁은 어깨 폭으로 인하여 동체는 위축되었다. 법의의 옷주름은 왼쪽 어깨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하체에 이르고 있으나 활력을 잃고 있다. 두 손은 오른손을 가슴 앞에서 들고 왼손은 무릎 위에 놓아 긴 연꽃가지를 잡고 있다.
두 손목에는 꽃잎이 새겨진 팔찌를 끼었다. 오른팔 상반부에는 영락과 꽃잎이 장식된 팔찌[腕釧]를 끼고 그 왼쪽 면에는 이를 묶은 두 줄의 장식고리끈이 늘어져 있다. 대좌는 아미타불의 대좌와 동일한 꽃잎 내부에 다시 화려한 꽃무늬가 선각된 2주의 앙련좌(仰蓮座)로 되어 있다.
이 관음보살상은 당당한 체구의 아미타불에 비하여 섬약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네모진 비만형의 얼굴과 둔중한 표정, 형식화된 옷주름과 대좌의 형식 등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보여 주며, 조성 시기는 고려 전기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