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동굴은 석회암 지대에서 절리면이나 파쇄대를 따라 스며드는 빗물이나 지하수에 의한 용식작용으로 지하에 생긴 동굴이다. 이런 지형을 통틀어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한다. 빗물이나 지하수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만나 탄산을 형성하고 이 탄산이 석회암과 만나면 용식작용이 일어나 동굴이 형성된다. 용식 과정 중에 종유석·석순·석주와 같은 생성물이 만들어지면서 동굴이 다양하게 확장된다. 지하수면이 점차 낮아져 동굴 속을 흐르던 물이 아래로 빠져나가면 동굴은 성장을 멈춘다. 우리나라의 석회동굴은 학술적 가치가 높고, 관광자원으로서도 중요하다.
석회동굴은 흔히 ‘카르스트 지형’, 혹은 ‘카르스트 작용’에 의한 산물이라고 일컫는데, 여기서 ‘카르스트’는 용식지형(solution landform, topography)에 대하여 총칭하여 이르는 말이다. ‘카르스트’라는 용어는 유고슬라비아의 슬로베니아의 흰색 암석이라는 뜻의 ‘krs’, ‘kras’가 독일어로 변화되어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석회암 지형(limestone landform)은 대부분 용식 지형이지만 용식에 의하지 않은 지형도 포함하므로 석회암 지형 자체를 용식 지형이라고 하지 않는다. 카르스트 작용은 용식에 의하여 용식 지형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석회동굴은 석회암 지대에서 만들어지는 동굴로서, 석회암의 주된 성분인 방해석(CaCO3)이 산성을 띄는 물에 쉽게 녹는 성질 때문에 형성되는데, 이를 용식작용이라고 한다.
석회동굴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지표에서 스며드는 빗물이나 지하를 흐르는 지하수((H20)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CO2)와 만나 탄산(H2CO3)을 이루게 되고, 이것이 석회암과 만나면 석회암이 녹으면서 동굴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석회암이 계속 녹으면서 동굴은 점차 확장되고 종유석, 석순, 석주와 같은 동굴생성물이 만들어진다. 시간이 지나고 지하수면이 낮아지면서, 지하수는 석회암 내 절리를 따라 흐르게 되어 다양한 모양의 동굴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주로 절리나 층리와 같이 암석 내에 발달한 절리의 방향과 동굴과 지하수면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동굴의 형태가 다양해진다. 일반적으로 지하수면은 점차 낮아지기 때문에 수직방향으로 여러 층의 동굴이 발달하고, 과거 지하수면에서 만들어진 동굴은 현 지하수면의 위에 남게 된다.
동굴 속에 흐르던 물이 아래에 있는 동굴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위에 있는 동굴은 물이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성장이 멈추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와 같이 산 중턱에 동굴이 발달하는 경우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과정이다.
용식(溶蝕, solution)은 이산화탄소(CO2)가 녹아있는 약산성의 물(H2O)에 의하여 석회암(limestone), 돌로마이트(dolomite), 백악(chalk), 석고(gypsum) 등과 같은 용해성 암석들의 표면이 용해되어 침식되는 현상을 말한다.
용식의 기본적인 과정을 화학식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석회암의 경우 그 주성분을 이루는 광물은 방해석(方解石, calcite)으로 화학식은 CaCO3이다. 이 광물이 빗물이나 지하수를 만나면 CaCO3 + H2O + CO2 = Ca(HCO3)2의 화학 작용을 이룬다.
여기서 Ca(HCO3)2는 중탄산칼슘(탄산수소칼슘) 용액으로 물에 칼슘 성분을 녹여 있는 상태이며, 이 용액이 형성되는 곳은 기반암이 녹여진 만큼 빈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 공간이 지하에서 길게 만들어지게 되면 석회동굴로 발전하는 것이다. 동굴내로 물이 계속 공급이 되면 동굴과 동굴 미지형이 계속 발달하게 되며, 물의 공급이 끊어지면 성장이나 발달이 멈추게 된다.
석회동굴은 지하수면 근처에서 특히 잘 만들어진다. 이것은 지하로 흐르는 물과 빗물들이 섞여서 물의 산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이 아래로 흘러서 지하수면 아래에서도 동굴이 형성된다. 동굴은 물의 흐름과 연관이 깊기 때문에 동굴은 수평과 수직, 경사진 면을 따라서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규모가 큰 동굴에서는 내부에 폭포, 하천, 호수 등이 형성된다.
석회동굴이 빗물과 지하수를 만나 처음 만들어져서 용식에 의해 계속 성장한다. 암석의 약한 부분을 따라 계속 흐르면서 동굴이 복잡해지는데, 부분적으로는 천장이나 벽이 무너져서 규모가 커지거나 형태가 변하기도 한다. 동굴의 천정이 완전히 무너져서 지표로 노출이 되기도 하며, 이 때 동굴이 처음 발견되기도 하고 입구의 기능을 한다.
일반적으로 중탄산칼슘 용액은 점적석(点滴石, dripstone, 물방울 형태로 용액이 공급되어 용존된 성분들이 침전되어 만들어진 재침전석)의 형태로 재침전되어 동굴 에 석주나 석순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미지형들을 만들어낸다. 이들 침전물이나 침전물에 의하여 만들어진 미지형을 총칭하여 스펠레오뎀(speleothem)이라고 한다.
이러한 스펠레오뎀의 대표적인 것으로 동굴의 천장에 붙어서 아래로 자라는 종유석(stalactites), 물방울이 동굴 바닥에 떨어져서 위로 자라는 석순(stalagmites), 종유석과 석순이 붙게 되면 석주(columms)가 된다. 그 외에도 석회화 단구(travertine terrace), 석화(石花, antholtites) 등이 있다.
한반도의 석회동굴은 지질적으로 고생대 오도비스기의 조선누층군에 속하는 하부대석회암통과 캠브리아기 양덕통, 그리고 선캠브리아기의 상원층군, 연천층군, 마천령층군 등의 석회암지역에서 발달하고 있다.
주로 평안남도, 함경남도, 황해도,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 등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으며, 지표상의 함몰되어 발달하는 돌리네, 라피에, 우발라 등 다른 카르스트 지형들과 함께 나타난다. 남한에서는 특히 강원도의 삼척, 동해, 영월, 평창, 충북의 단양, 영춘, 매포, 그리고 경북의 문경, 점촌, 울진 등에서 잘 발달한다.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산악형 카르스트 지형으로서 산지의 중턱이나 능선 주변에 잘 발달하는데, 이는 석회동굴의 형성 시기가 조선계 지층이 형성된 4∼5억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태백산맥의 융기와 신생대 제4기 빙하기 동안에 발생한 수차례 해수면 승강운동에 의한 하천의 작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유사석회동굴도 있다. 제주도의 협제굴, 황금굴, 당처물 동굴이 그 사례이다. 이들은 모두 용암동굴이지만 지표면에서 절리나 공극을 따라 지하로 내려온 지하수가 동굴 천정의 큼을 따라 내려와서 종유석, 석순, 석주 등 스펠레오뎀을 형성한 것이다.
이들은 해안에서 바람에 의해 불려온, 조개껍질이 주성분을 이루는 모래(패사)가 빗물에 녹아서 지하로 흘러들어서 석회동굴과 유사한 동굴 미지형을 만든 것이다.
석회동굴은 지하에 형성된 지질과 지형의 자연경관으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동시에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새로운 석회동굴의 발굴과 그 발달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학술연구 및 천연자원으로서의 보존과 생태관광 자원으로의 이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