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창원(昌原).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신성2길 153(신성리 311)에서 정용석과 허정순 사이에서 태어나 광양에서 성장하였다. 김순희와의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꽃다발』이 당선되었다. 그의 동화들은 빼어난 감수성을 앞세운 서정적 문체와 소설적 기교로 독자들을 흡인한다. 그는 광주민주화항쟁으로 인해 극심한 내면의 혼란에 시달리다가 불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하고 나서 기존의 문학적 신념을 더욱 강화하였다. 그에 따라 작품들은 황룡사 노송 벽화 이야기를 다룬 동화 「물에서 나온 새」나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소년의 일대기를 그린 소년소설 「성 유대철」처럼, 종교적 상상력에 기반하여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노래하며 평화로운 세상을 희구한다.
그의 대표작 「오세암」은 설악산의 오세암이라는 암자에 전해오는 이야기를 동화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그는 천진무구한 다섯 살 난 어린이의 마음이야말로 불심이라는 주제를 내세워 현대인들로 하여금 순수한 상태로 되돌아가기를 권하였다. 이 작품은 2003년 성백엽 감독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다음해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장편 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의 동화는 『생각하는 동화』 1~7(1991) 연작처럼 행간에 철학적 문제를 장치해 놓고 있어서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어렵다. 도리어 그의 작품들은 어른들을 주요 독자층으로 설정하고, 삶의 의미를 천착하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가 개척한 성인동화는 동화의 소재와 영역을 확장하는데 기여하였다.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려 순천시에서 2010년 순천문학관 내에 정채봉관을 설치하고, 2011년 여수MBC에서 ‘정채봉문학상’을 제정하였다.
주요 작품집은 『물에서 나온 새』(1983), 『오세암』(1984), 『가시넝쿨에 돋은 별』(2007), 소설집 『초승달과 밤배』 상 · 하(1999) 등이 있다.
제14회 새싹문학상(1986), 제23회 세종아동문학상(1999), 제33회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