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잡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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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불린 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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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불린 잡가.
내용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불린 잡가. 입창(立唱)에 대하여 앉아서 부른다 하여 서도좌창(西道座唱)이라고도 한다. 서도잡가에는 「공명가(孔明歌)」 · 「사설공명가」 · 「제전(祭奠)」 · 「초한가(楚漢歌)」 · 「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 · 「적벽부(赤壁賦)」 · 「관동팔경(關東八景)」 · 「배따라기」 · 「자진배따라기」 · 「관산융마」 등이 있다.

서도 소리꾼들은 평양에서 많이 났다. 고종 때 허득선(許得善)과 그의 후배 김관준(金寬俊) 두 명창이 나서 이 두 사람에 의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하였다. 허득선은 서도 소리꾼으로 평양에서 이름이 높았으며, 서울 선소리 명창 의택과 종대가 평양에 와서 선소리하는 것을 보고 새로 선소리를 짜서 서도의 선소리를 만들었다.

또한, 그가 만든 「기밀경」은 연희적인 노래로 김칠성(金七星)을 거쳐서 김옥선(金玉仙)에게 전해졌다. 허득선은 학식이 있어서 서도잡가의 사설을 다듬고 좋은 사설에 가락을 얹어 부르는 재주가 있었다.

허득선 이후로 문영수(文泳洙) · 이정화(李正華)가 서울에서 서도소리를 퍼뜨려 박춘재(朴春載) · 최정식(崔貞植) · 박인섭(朴仁燮) · 김태운(金泰運) · 유개동(柳開東) · 김경호(金慶鎬) · 원경태(元慶兌) 등 경기소리 명창들도 서도소리를 썩 잘하게 되었다.

김관준은 허득선의 후배로 작곡에도 조예가 있어, 「배뱅이굿」 · 「안중근의사가(安重根義士歌)」 · 「까투리타령」 · 「적벽가」 · 「전쟁가」 · 「심청전」 등을 서도소리로 지어 불렀다. 김관준의 문하에서는 그의 아들 종조(宗朝)를 비롯하여 김칠성 · 김주호(金周鎬) · 곽풍(郭風) · 최순경(催順慶) 등 명창들이 배출되었으며, 이들이 활약하던 시절은 서도소리의 전성기였다.

평양에서 많은 제자를 내었던 김밀화주(金密花珠)도 그의 문하에서 나온 사람으로 추측된다. 문영수는 평양 출신으로서 선소리로 유명하던 날탕패의 일원으로 활약하다가 서울에 올라와서 서도소리로 이름을 떨쳤다. 천부적인 높은 청으로 서도소리의 ‘된목’을 들고 나가는 데는 당할 사람이 없었다.

이정화도 평양 출신으로 날탕패로 있다가 서울에 올라와 문영수와 함께 서도소리로 이름을 떨쳤다. 김밀화주는 예기학원(藝技學院)의 후신인 평양의 기성권번(箕城券番)에서 많은 여류명창을 길러냈다. 장학선(張鶴仙) · 이반도화(李半島花) · 이정렬(李貞烈) · 이부용(李芙蓉) · 장금화(張錦花) 등은 그의 제자들이었다.

김밀화주를 전후하여 많은 여류명창들이 있었는데 최섬홍(崔蟾紅) · 이진봉(李眞鳳) · 손진홍(孫眞紅) · 백모란(白牡丹) · 이계월(李桂月) · 길진홍(吉眞紅) 등이다. 이들은 문영수 · 이정화와 같은 무렵 축음기로 서도소리를 취입하였다. 김칠성도 평양 출신으로 허득선 · 김관준의 제자이다. 서도잡가와 「배뱅이굿」을 잘 불렀고 특히 서도입창이 장기였다.

또 「별조공명가 別調孔明歌」를 지어서 박월정(朴月庭)에게 전하여 유명해졌다. 김정연(金正淵)도 어려서 그에게 잠깐 배웠다 한다. 그의 제자로는 「배뱅이굿」을 잘 하던 백신행(白信行)이 있다.

김주호 · 이인수(李仁洙)도 김관준의 제자들로 서도명창들이었다. 이은관(李殷官)은 이인수에게 사사하였고 김주호는 「서도맹꽁이타령」을 작곡하였다. 평양 외 해주 · 개성에서도 명창이 많이 났다.

서원준(徐元俊)은 황해도에서 「변강쇠타령」으로 이름이 높았고, 해주 출신의 민형식(閔亨植)과 최풍천(崔豊川)은 서도소리를 잘 하였고, 김옥선은 개성에서 서도잡가를 잘 불렀다.

서도입창이 경기입창과 함께 1968년 중요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된 ‘선소리산타령’으로 지정된 까닭에 서도잡가와 민요만을 따로 떼어서 ‘서도소리’라 하여 1969년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장학선이 보유자로 지정됐으나 그 이듬해에 타계함으로써 1971년 김정연과 오복녀(吳福女)가 추가로 지정되었고, 1987년 김정연이 사망하여 현재 오복녀와 이은관이 예능보유자로 되어 있다.

서도잡가는 서사적인 긴 사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긴 사설을 부르는 방법은 「엮음수심가」처럼 간단한 가락에 사설을 촘촘히 엮어서 불러나가다가 제일 끝의 한 구절만을 「수심가」와 똑같은 가락에 얹어서 부른다.

서도잡가는 경기의 긴잡가가 도드리장단으로 되어 있는 데 비하여, 일정한 장단이 없는 무장단(無長短)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사설에 따라 장단이 들쭉날쭉하여 3 · 4, 5 · 6박 등이 엇갈려 나온다.

창법은 콧소리(nasal)로 얕게 탈탈거리며 떠는 소리, 큰소리로 길게 쭉 뽑다가 갑자기 속소리로 콧소리를 섞어서 가만히 떠는 소리 등이 특징이다. 이러한 창법은 남도의 목을 눌러서 내는 창법이나 경기의 우아한 두성(頭聲) 창법과는 매우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음계는 ‘솔 · 라 · 도 · 레 · 파 · 솔 · 라 · 도’의 5음 음계인데 이 가운데 ‘솔 · 레 · 파’의 3음, 즉 5도 위에 단3도를 쌓아올려 이 3음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레’는 콧소리로 얕게 탈탈거리며 떨고, ‘파’는 크게 질러내지만 하행성음(下行性音)으로 마침내는 ‘레’로 떨어진다. ‘라’와 ‘도’는 주로 경과적으로 사용된다. ‘솔’ · ‘라’ · ‘도’의 높은 음들은 주로 높이 질러낼 때 사용한다. →잡가

참고문헌

『한국가창대계』(이창배, 홍인문화사, 1975)
『한국전통음악대전집』(한국문화재보호협회, 1981)
『잡가(雜歌)』(한국국악학회,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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