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溟州, 지금의 강원도 강릉) 사람이다. 삼한공신(三韓功臣)으로 태사(太師) 삼중대광(三重大匡)의 증직을 받은 왕경(王景)의 딸이며, 순안왕대비(順安王大妃)의 어머니이다.
태조는 고려를 세운 뒤 지방호족세력을 포섭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명주지방에 대한 관심은 상당하였다. 명주의 성주(城主)이며 장군(將軍)인 왕순식(王順式)을 포섭하기 위하여 고심하였다.
왕순식이 내투시에는 왕성(王姓)을 하사하고 관직과 전택(田宅)을 주어 우대하였다. 이때 왕순식을 따라온 부관 가운데 소장(小將) 관경(官景)이 있고 또한 왕씨 성을 받았으므로 이가 곧 왕경일 것이라고 보는 설도 있다.
왕경과 왕순식의 관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둘 다 고려에 와서 왕씨 성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태조가 왕경의 딸을 왕비로 맞아들이고 있는 점에서 두 사람을 밀접한 관계로 보아 좋을 것이다. 태조는 귀부 호족을 포섭하는 방법의 하나로 이들과 혼인관계를 맺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