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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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의 술집(주막, 일명 숫막)에서 술을 파는 여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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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노변의 술집(주막, 일명 숫막)에서 술을 파는 여주인.
내용

주모의 모습은 신윤복(申潤福)이나 김홍도(金弘道)의 풍속도에서 볼 수 있다. 머리는 땋아서 한 바퀴 돌려 틀어올리고 ‘팥닢댕기’라 하여 빨간색의 좁고 짧은 댕기를 나풀나풀 매고 있는 모습이다. 저고리는 겨드랑이 아래의 길이가 2∼3㎝가 될까말까 하는 이른바 ‘동그레저고리’, 치마는 기생들과 마찬가지로 ‘주릿대치마’를 입는 것이 특징이다.

주릿대치마란 치마를 바로 여미고 그 오른쪽 자락을 앞쪽으로 돌려 가슴에 닿을 듯이 치켜올려 입고 허리띠를 매는 방법이다. 이렇게 치마를 입으면 자연히 속곳이 노출되기 마련이었다. 이런 모습을 그녀들의 직업과 결부시켜 “기생은 일부러 비단 속곳을 자랑한다.”느니, 육체과시라느니 하여 그녀들의 부도덕성으로 간주한 것이 일반인들의 시각이었다.

그러나 주모는 남성들의 사치노예 같은 기생들과는 달리 술장사를 목적으로 하는 직업의식에서 비단속곳 같은 사치는 할 수 없다. 기생퇴물이면 대개 50세 이후, 산전수전 다 겪은 폭넓은 인생경험을 살려, 주객들의 비위도 잘 맞추고 인정도 곧잘 베풀어 외상도 잘 준다. 그래서 술꾼들이 주모라고 부르는 어감 속에는 친근감마저 들어 있다.

한편, 기생 출신뿐만이 아니라 궁녀 가운데 세답방 · 소주방 나인 또는 그 아래 하역부(下役婦)인 무수리들이 죄를 입고 쫓겨나면 주막을 차려 주모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대한제국 말 국권을 빼앗긴 뒤 일제에 의하여 강제적으로 궁녀의 수를 줄였을 때 퇴궁 당한 궁녀 중에서 주모가 된 여인도 있었다.

조선시대 국도 연변 각 역을 중심으로 한 떡점거리에서 주막은 객주집(여인숙 같은 것)과 아울러 빠질 수 없었던 장소이다. 더구나 시골장터의 주막은 규모가 작아서 주모도 걷어붙이고 일을 하느라 좋은 옷을 입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서울 번화가의 주막은 성격이 달랐다. 주막은 규모가 클수록 술만 파는 것이 아니라, 주객을 상대로 밀매음을 하는 이른바 ‘은근짜’의 온상이 되었다. 이런 경우 주모는 대개 남의 소실이거나 후견인격인 건달패가 그 배후에 있었다. 사실 주모는 그 아래 부리는 술청여자들의 포주 구실도 겸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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