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립 설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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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9년의 기축옥사(己丑獄事)로 죽은 정여립(鄭汝立)에 관한 설화.
내용 요약

「정여립 설화」는 1589년의 기축옥사(己丑獄事)로 죽은 정여립(鄭汝立)에 관한 인물전설이다. 그의 출생담과 악행, 누이와의 힘내기와 훈계, 비극적인 죽음 등 영웅 전설의 구성을 따른다. 문헌에서는 그를 역적으로 기록하지만, 구비 설화는 정여립의 활동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인물 평가를 전하며 지역 문화 정체성의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목차
정의
1589년의 기축옥사(己丑獄事)로 죽은 정여립(鄭汝立)에 관한 설화.
내용

정여립(鄭汝立 1546~1589)기축옥사(己丑獄事)의 장본인으로 모반을 꾀하다가 죽은 인물이다. 구전 설화와 문헌 설화에서 각기 특별한 내용의 인물전설로 유형화되어 전승된다. 정여립에 대한 인물전설은 역사적으로 실존한 인물의 영웅 전설화 경향을 일정하게 반영하고 있다. 전체 구성은 정여립의 출생담과 악행, 정여립과 누이의 행각과 훈계, 정여립의 죽음 등으로 영웅 전설의 전승 법칙을 따른다.

정여립의 부친은 태몽에서 고려의 역적 정중부를 보았기 때문에 그의 출생을 기뻐하지 않았다. 정여립은 유년기에 자신의 잘못을 고발한 여종을 살해하고, 잔인하게 새를 죽이기도 한다. 또한 정여립의 악행은 「장자못 주2에서 중에게 패악을 저지르는 장자의 면모와 유사하다. 정여립은 시주를 구하러 온 도사에게 콩을 넣은 전대를 머리에 씌운 다음 물을 부어 머리가 꽉 조이게 만든다. 도사는 이에 대한 앙갚음으로 도술을 부려 버드나무 잎에 정여립의 시대라고 글자를 써서 일을 꾸민다. 정여립은 이에 결심을 하고 이씨 조선에 역모를 꾀하다가 죽게 된다. 이는 기묘사화의 설화적 배경을 이루는 ‘주초위왕(走肖爲王)’의 글자 모티프와 직접적인 관계를 지닌다. 전설의 생성 과정에서 기존 전설의 여러 가지 모티프를 차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정여립이 장차 역모를 할 기상이 있음을 알려주는 전설 역시 존재한다. 정여립과 그 누나의 힘겨루기 시합이 그것이다. 정여립도 탁월한 장사이지만, 누나 역시 그에 못지않은 장사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남매 간의 씨름에서는 누나가 월등하게 힘을 발휘해서 정여립을 제압하게 된다. 이에 ‘나래산 엮기 시합’을 다시 하지만 역시 누나가 이기게 되었다. 이 두 가지 내기를 통해 정여립은 누나에게 함부로 힘을 자랑하지 말라는 훈계를 들었지만 결국 역모를 꾀하다가 죽게 되는데, 이는 전설의 생성 과정에 '오뉘힘내기전설' 유형이 복합된 것으로 보인다.

구전 설화에서는 정여립을 실패한 영웅으로 규정하고 이를 통해서 인물의 불행한 비극적 전조를 예시한다. 정여립은 칼자루를 땅에 꽂아 놓고 목을 칼날에 대어 자결하는데, 영웅이 탁월한 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자결의 길을 택하는 것은 영웅 전설의 대미로서 흔한 예이다. 이러한 비극적 최후는 아기장수, 김덕령(金德齡), 최제우(崔濟愚), 신돌석(申乭石) 등과 관련한 설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아기장수 전설' 유형에 해당하며, 이러한 결말은 정여립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다소 거리가 있다.

의의와 평가

정여립에 관한 문헌 기록은 그를 역적으로 기록하지만, 구전에서는 역사적 사실과 일정하게 거리를 두고 구비 설화적 유형을 충실하게 전승하면서 역적 또는 영웅으로 그려낸다. 또한 정여립의 활동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인식 차이를 보여주며, 정여립이 천민, 승려, 도사 등과 친했다고 하는 전설까지 더해져 정여립은 민중의 시선에 의해서 전혀 다른 인물로 인식된다. 「정여립 설화」는 정여립이 영웅 전설 가운데서도 민중적 영웅 전설의 주인공으로도 인식되었다는 점과, 민중들이 비극적 죽음을 당한 인물에 대하여 민중의 인식과 보편적 구전 설화의 법칙에 의해서 설화를 구성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여립 설화」는 이몽학(李夢鶴), 김덕령 등과 관련한 전설과 마찬가지로 비극적인 인물전설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들 전설의 공통점은 모두 오뉘힘내기 시합에서 누나와 씨름을 하거나 내기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민중들이 패배한 역사적 인물의 비극적 최후를 논하는 방식을 이러한 유형의 전설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안방준, 『기축기사(己丑記事)』
서해숙, 이정덕, 전정구, 한미옥, 『우리 전주 구전설화』(전라문화연구소, 2000)

단행본

최래옥, 『한국구비전설의 연구』(일조각, 1981)

논문

김월덕, 「정여립 이야기의 전승 양상과 문화적 의미」(『구비문학연구』 22, 한국구비문학회, 2006)
한정훈, 「정여립의 이야기 구성과 분기된 지역의 인물상」(『한국문학연구』 68, 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 2022)

인터넷 자료

기타 자료

주석
주1

전라북도 김제군 금산면의 제비산.

주2

장자의 인색함 때문에 그의 집이 물벼락을 맞아 연못이 되었다는 이야기. 함몰 설화 가운데 하나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고약한 부자 영감 장자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장자가 자기 집 외양간에서 쇠똥을 치우고 있는데 어떤 중이 와서 시주를 청했다. 인색한 장자는 그 중의 바랑에 쇠똥을 퍼 주었다. 부엌에서 그 광경을 본 며느리가 놀라 뒤꼍에서 몰래 중을 불러 쌀을 퍼 주며 시아버지의 무례함을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그러자 중은 며느리에게 빨리 집을 나와 자기를 따라오되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며느리가 집을 나서 중의 뒤를 쫓아가다가 산 중턱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등 뒤에서 뇌성벽력이 치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며느리는 집에 두고 온 빨래, 뚜껑을 덮지 않은 장독, 베틀 따위가 생각나서 뒤를 돌아보았고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돌로 변해 버렸다. 장자의 집은 큰 연못으로 변해 버렸는데 요즈음도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속에서 다듬이질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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