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한반도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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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현재의 언어가 사용되기 전에 사용되었다고 믿는 가상의 언어.
내용 요약

원시 한반도어는 한반도에서 현재의 언어가 사용되기 전에 사용되었다고 믿는 가상의 언어이다. 한국어는 계통 연구에서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것으로 보지만, 알타이어족의 다른 언어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 언어상의 거리를 설명하기 위하여 김방한 교수가 제시한 것이 원시한반도어 가설이다. 이 가설은 한반도에서 비알타이계 언어, 즉 원시한반도어를 사용하였던 것으로 본다. 원시한반도어는 후에 알타이어가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것이다. 이 가설은 『삼국사기』 지리지에 나오는 고구려 지명을 통해서 한반도의 언어 상태로 추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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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한반도에서 현재의 언어가 사용되기 전에 사용되었다고 믿는 가상의 언어.
내용

한국어의 계통을 연구함에 있어서, 처음에는 한국어가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보았다가 그 이후에는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 왔다. 그러나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서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다른 언어들, 즉 튀르크어파, 몽골어파, 그리고 만주퉁구스어파의 언어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언어라고 파악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언어상의 거리를 설명하기 위하여 김방한 교수가 제시한 것이 원시한반도어 가설이다. 즉 현재의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알타이계 언어들과는 달리 한반도에서 원래 말해지고 있던 비알타이계 언어, 즉 원시한반도어를 대체하여 사용되어 오늘날에 이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은 『삼국사기』 지리지에 나오는 고구려 지명을 통해서 한반도의 언어 상태를 추정하여 나온 것이다. 고구려는 5세기 초에 한반도의 중부 지역까지 남하하였는데, 남하 이전의 언어와 남하 이후의 언어를 구별한 것이 이 가설의 특징이다. 남하 이전의 언어가 고유의 고구려어를 반영하는 것이며 이것은 퉁구스어와 매우 밀접한 언어로 본다.

이에 비해서 남하 이후에 고구려어라고 기록된 언어는 사실은 고구려어가 아니며 확실한 것을 알 수가 없는 불명 언어라는 것이다. 특히 지명에 나타나는 수사(數詞) 자료 즉 ‘삼, 오, 칠, 십’을 의미하는 네 단어는 한반도에서 원래 사용되던 것으로, 퉁구스어와는 계통을 달리하는 수사 체계를 가진 언어층의 수사로 보았다.

이러한 이론은 포페(Poppe, 1965) 교수가 알타이계의 언어와 한국어와의 거리를 설명하기 위하여 한국어는 원래 비알타이 언어이며 알타이어 기층 위에 얹혀서 형성된 것이라는 가정을 한 것과 비교하여 볼 수 있다. 포페 교수는 한국어가 원래 비알타이 언어인데 알타이어 기층에 얹혔다고 본 데에 비해서, 김방한(1983)은 한국어는 비알타이어 기층에 얹힌 것으로 보는 것이다.

김방한 교수는 이 비알타이어 기층 언어를 원시한반도어라고 이름 붙였다. 이 원시한반도어는 기층 언어이므로 한국어의 계통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역사언어학에서 말하는 기층 언어(基層言語, substratum)란 전쟁 등으로 주민과 언어의 교체가 있을 때 원래의 주민에 의해서 사용되던 언어가 새로운 언어에 얼마간의 흔적을 남긴 채 사라진 언어를 지칭한다.

한반도의 원주민의 언어였다고 생각되는 비알타이 언어 즉 원시한반도어에 대해서 몇 가지 가정을 할 수 있는데, 지명과 한국어에서 보이는 길리야크어와 일치하는 몇몇 단어에 기반해 이 언어가 길리야크어 또는 길리야크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어떤 고아세아어일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하였다.

길리야크어는 고아세아족 언어로 분류되는데 니브흐어라고도 하며 현재 러시아의 아무르강 하류와 사할린 섬 북부지역에서 극소수의 사람에 의해서 사용되는 절멸 위기에 처한 언어이다.

한편 김방한 교수는 길리야크 어가 한국어와의 접촉을 통해서 공통된 요소를 보일 수도 있다고 보았으며, 원시한반도어는 일찍 소멸해 버린 어떤 알타이계의 언어일 수도 있다고 보아서 앞으로의 연구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참고문헌

『한국어의 계통』(김방한, 민음사, 1983)
Introduction to Altaic Linguistics(Poppe, N., Otto Harrassowitz,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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