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어(高句麗語)
고구려어 단어의 정확한 재구(再構)는 고구려시대의 한자음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 뒤에라야 가능하게 될 것이다. 지명표기에서 가정된 단어가 다른 자료에서도 확인될 때, 그 존재는 더욱 큰 확실성을 띠게 된다. 고구려의 연개소문(淵蓋蘇文)이 ≪일본서기 日本書紀≫에는 ‘iri kasumi(伊梨柯須彌)’라 표기되어 있다. 연개소문의 성은 ‘泉’자로 표기되기도 하였는데, ≪일본서기≫의 표기는 그의 성이 실제로 ‘iri’로 발음되었음을 증명한 것이다. ‘iri(淵, 泉)’는 위에서 본 ‘어을(於乙=泉)’과 같은 단어임이 분명하다. 현존자료에서 얻을 수 있는 고구려어에 관한 지식은 어휘에 국한되어 있는데, 모두 합해야 100단어에 미치지 못한다. 그 가운데서 ‘어을(於乙=泉)’·‘매(買=井, 水, 川)’와 같이 둘 이상의 예에 나타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