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위지 동이전에 수록된 삼한소국의 이름은 당시의 중국 고대음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그 표기는 우리 나라의 고대 한자음에 가까우므로 고순시국도 우리 나라의 한자음에 비추어 위치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위치비정을 할 만한 적당한 옛 지명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경상남도 진주의 옛 이름인 ‘거타(居陁)’에 비정하기도 하는데, 이는 ‘고순시’의 ‘고’와 ‘거타’의 ‘거’가 음이 비슷한 데 근거한 것이다.
진주에는 수정봉(水精峯)·옥봉(玉峯) 등에 가야시대의 대형봉토고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상당한 규모의 소국이 존재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진주지역에 있던 소국이 고순시국이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삼국지』에서 ‘고순시국’은 ‘고자미동국(古資彌凍國)’ 다음에 열거되었으므로, ‘고자미동국’ 즉 지금의 경상남도 고성에 가까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 밖에 경상남도 사천으로 비정하는 견해도 있다. 가야연맹체의 하나로서 맹주국과 여러 가지 형태의 결속관계를 성립하면서도 토착적인 세력기반을 그대로 유지한 채, 3세기쯤까지 독자적인 정치집단으로 성장을 지속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