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복여행 ()

구비문학
작품
가난한 총각이 복을 구하러 가는 여정에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부탁받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자신도 복을 얻은 내용의 민담.
이칭
이칭
복 타러 가는 이야기, 석숭이 복 빌러 가는 이야기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구복여행」은 가난한 총각이 복을 구하러 가는 여정에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부탁받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자신도 복을 얻은 내용의 민담이다. 「복 타러 가는 이야기」 또는 「석숭이 복 빌러 가는 이야기」 등으로도 불리는 신이담에 속한다. ‘행복의 결핍자 → 복을 구하기 위한 여행 → 난제 해결의 청탁 → 신에 의한 난제 해결 → 보상’의 구조로 서사가 진행된다. 이 설화는 중국·일본뿐만 아니라 서유럽에서도 구전되며, 한국의 민간 신화 「원천강본풀이」와도 동일한 서사 구조를 지닌다는 점에서 비교문학적 연구 자료로서 가치를 지닌다.

목차
정의
가난한 총각이 복을 구하러 가는 여정에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부탁받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자신도 복을 얻은 내용의 민담.
내용

신이담(神異譚)에 속하는 설화로서 「복 타러 가는 이야기」 또는 「석숭이 복 빌러 가는 이야기」 등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세계 곳곳에 널리 구전되고 있다.

가난한 한 총각이 복을 타기 위해서 구복 여행을 떠났다. 총각은 여행 과정에서 만난 여인, 노인, 이무기의 어려운 문제 해결 청탁을 받았다. 총각은 서천 서역국에 가도 복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청탁받은 어려운 문제의 해답을 구하여 되돌아가다가 이무기, 노인, 처녀를 차례로 만나서 승천하는 법, 배나무에 배가 열리는 법, 천생연분과 결혼하는 법을 알려 주었다. 처녀가 총각이 가진 물건을 확인하고 총각이 배필(配匹)이라며 청혼하여 총각은 처녀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

총각이 청탁받은 어려운 문제는 일반적으로 3개이나 각편에 따라서는 2개이거나 4개인 경우도 있다. 총각에게 청탁하는 인물은 여인이 노처녀나 과부로, 노인이 도령으로, 이무기가 용으로 바뀌기도 한다. 청탁자의 청탁 내용은 줄거리에 소개한 내용 외에도 남편이 자꾸 죽는 이유, 아들의 병이 낫지 않는 이유, 황금 꽃이 피지 않는 이유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주인공 여행자가 만난 초월적인 존재는 하느님 · 부처님 · 옥황상제 등으로 나타나며, 초월적 존재의 해답에서 총각의 문제는 복이 그것 뿐이라서, 노인의 문제는 바위 밑, 천장, 부뚜막에 있는 금 때문인 것으로 변이되기도 한다. 초월적 존재가 각 인물에게 제시하는 해법에서 총각은 집으로 돌아가면 복을 자연히 얻을 것이고, 처녀는 처음 만난 사람과 혼인을 하거나 여의주를 가진 남자를 만나는 것으로 변이되기도 하고, 노인은 배나무나 바위 밑, 부뚜막에 돌로 보이는 금, 혹은 천장에서 사(邪)가 된 금을 파내라거나 금 세 관(貫)으로 꽃을 만들지 말고 한 관으로 만들라든가, 맨 처음 만난 사람에게 짐을 벗어 주라는 등의 변이가 나타나고, 이무기는 여의주 하나 혹은 둘을 버리거나 총각에게 주라는 것으로 나타난다.

의의와 평가

「구복여행」은 아르네-톰슨(Aarne-Thompson)의 설화 유형 「보상을 받으러 하느님께 가는 여행」(AT 460A) · 「복을 구하러 가는 여행」(AT 460B) · 「악마의 머리카락 세 개」(AT 461) · 「충고 또는 보상을 위한 신에게로의 여행」(AT 461A)과 유사한 서사 구조와 화소를 지닌다. 이 유형은 ‘이계(異界)로의 구복 여행’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인데, 이를 좀더 자세히 말한다면, ‘행복의 결핍자 → 복을 구하기 위한 여행 → 난제 해결의 청탁 → 신에 의한 난제 해결 → 보상’으로 진행된다.

이 이야기는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 일본뿐만 아니라 서유럽에서도 널리 찾을 수 있을 만큼 세계적인 분포를 보인다. 이 설화의 분포 상태를 살펴보면, 유럽 전역과 남미 및 동남 아시아의 타이와 베트남에서도 보고된 바 있으며, 극동 지방의 경우에 에버하르트(Eberhard)가 『중국설화유형집』에서 인용한 중국의 예 11개, 세키[關敬吾]가 『일본석화집성(日本昔話集成)』에 수록한 일본의 예 7개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것만도 50여 편 이상의 각편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유형은 시간적으로도 매우 오래 전부터 전승되어 왔음이 분명하다. 일찍이 아르네(Aarne, A.)는 이러한 이야기의 기원지에 대한 연구서 『부자와 사위』에서, 그 내용이 동양적이라는 점을 들어 인도 기원설을 제창하기도 했는데, 가령, 주인공이 복을 구하러 가는 곳이 인도이며, 또 복을 주는 인물이 부처님으로 되어 있는 점은 그러한 사실이 단적인 증거이다. 중국 『현우경』을 통한 전파설이 최근 논의되기도 하였다.

이 설화는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려는 능동적인 삶의 자세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 전반적으로 운명론적인 질서 속에서 진행되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이 운명론을 극복하기 시작한 단계의 의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 설화를 민중 의식의 변모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구복여행」은 제주특별자치도 특수 본풀이인 「원천강본풀이」와 서사적 영향 관계를 지닌다. 인물의 여행 목적과 난제 청탁자와 청탁 난제는 조금의 차이를 보이지만 서사구조가 동일하다. 그런 점에서 「구복여행」은 민담과 신화의 문학적 영향 관계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참고문헌

원전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6)
김광순, 『경북민담』(형설출판사, 1978)
임석재, 『임석재전집 한국구전설화』(평민사, 1989∼1993)
진성기, 『남국의 전설』(일지사, 1959)
최래옥, 『전북민담』(형설출판사, 1979)
최운식, 『충청남도민담』(집문당, 1980)
한국구비문학회, 『한국구비문학선집』(일조각, 1977)

단행본

조희웅, 『한국설화의 유형적연구』(한국연구원,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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