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대에 아카마쓰 지조, 아키바 다카시가 조사하여 『조선무속의 연구』에서 소개한 것과, 진성기가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에 걸쳐 채록한 자료를 모아서 간행한 『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1991)에 수록된 것 등 두 편의 채록본이 전한다.
굿에서 구연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의례와 연관되는 본풀이인지는 알 수 없다. 원래는 의례에서 구연되는 본풀이였지만 지금은 전승이 중단되었다고 보기도 하고, 애초에 본풀이가 아닌 설화를 본풀이라는 이름으로로 채록한 것이 아닐까 짐작하기도 한다.
① 『조선무속의 연구』 채록본 어느 날 강님들에서 옥 같은 아가씨가 솟아났는데, 학이 그녀를 보호하고 키워 주었다. 이웃 사람들은 그녀를 오날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오날은 박이왕의 어머니 백씨 부인으로부터 부모를 찾을 수 있는 길에 대해 듣고는 부모를 찾아 먼 길을 떠났다.
먼저 서천 강가에 가서 글만 읽어야 하는 동자 장상에게 길을 묻고, 다음으로 윗가지에서만 꽃을 피우는 연꽃에게 길을 묻고, 이어 야광주를 셋이나 물어도 용이 되지 못하는 큰 뱀에게, 그리고 별초당에서 글만 읽는 매일이에게 길을 물어 연못의 물을 푸는 옥황 시녀를 만났다.
옥황 시녀의 물을 푸는 일을 도와준 오날은 그녀의 인도로 드디어 부모와 상봉하였다. 부모는 오날을 낳은 날에 원천강을 지키라는 옥황상제의 영을 받아 왔노라고 하며 그 나라를 구경시켜 주었다.
오날은 부모를 찾아 오는 도중 길을 가르쳐 준 자들에게서 그들의 팔자를 물어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므로 부모에게 이를 물었다. 부모는 장상과 매일이는 부부가 되면 영화를 누리게 되며, 연꽃은 윗가지를 꺾어 주면 다른 가지에도 꽃이 만발할 것이고, 뱀은 야광주를 하나만 물면 용이 될 수 있으며, 그리고 오날은 야광주 하나와 연꽃을 가지면 신녀가 되리라고 가르쳐 주었다.
오날은 『원천강화주역』을 등사하여 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부모의 말대로 시행하여 길을 가르쳐 준 자들에게 행운을 주고, 자신은 신녀가 되어 『원천강화주역』을 인간 세계에 보급하고 팔자를 점치게 하였다.
② 『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 채록본 한 부부가 살았는데, 그 남편이 왕이 되려고 했다. 그러자 나라에서는 남편을 잡아오라고 사령을 보냈다. 이 사실을 미리 안 남편은 아내에게 누가 와서 묻더라도 모른다고만 하라고 일러 두고는 땅을 파서 독을 묻고 그 속에 숨었다. 남편을 잡을 수 없게 되자 나라에서는 꾀를 내어 아기 업은 여인을 내려보냈다. 아기 업은 여인이 '자식을 낳아 놓고 세 살이 되도록 돌아보지 아니한 네 남편을 내놓으라'라며 호통을 치자, 아내는 남편이 첩을 얻은 줄 알고 남편이 숨은 독 뚜껑을 열고 나오게 했다.
그러자 나라에서는 냉큼 남편을 잡아가 버렸다. 남편은 잡혀가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사흘 후에는 하늘에 올라가 왕이 될 수 있었는데 네가 입을 잘못 놀려 이렇게 되고 말았다. 내가 없으면 너는 살아갈 수가 없을 터이니, 너는 원천강이나 보면서 살아라. 그것이 네 팔자다.” 이후로 부인은 원천강이 되었다.
원천강은 본래 당나라의 점술가를 뜻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 무속에서는 『원천강화주역(袁天綱畫周易)』의 준말로 사용되어 점복서나 점술서를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본풀이는 무속에 있어서의 점술서 또는 점술의 기원과 내력을 설명하는 이야기이다. 구복여행(求福旅行) 설화와 유사한 채록본은 「오늘이」라는 단편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는 등, 본풀이의 재해석과 현대 문화콘텐츠로의 변용이 활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