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굿의 불도맞이 의례에서 주로 구연된다. 불도맞이는 임신, 유산 방지, 아이의 치병 등을 기원할 때 연행하는 굿이다. 「삼승할망본풀이」의 명진국 따님 아기가 기원의 대상이 된다. 불도맞이는 어른이 되기 전, 즉 열 다섯 살이 되기 전에 죽은 아이를 저 세상으로 인도하는 구삼승할망에 대한 의례를 포함하고 있는데, 구삼승할망은 곧 「삼승할망본풀이」의 동해 용왕 따님 아기이다. 채록본에 따라 명진국 따님 아기의 내력만을 풀어내는 경우, 명진국 따님 아기와 동해 용왕 따님 아기의 내력을 함께 밝히는 경우가 많다. 마마신인 마누라가 명진국 따님 아기를 무시했다가 며느리(또는 아내)가 해산하지 못하게 되자 결국 명진국 따님 아기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내용의 「마누라본풀이」가 더해지는 경우도 있다.
동해 용왕 따님 아기가 자라면서 여러 가지 죄를 지었으므로 용왕은 딸을 내쫓으려 하였다. 왕비는 딸에게 아기를 잉태하고 낳아 기르게 하는 삼승할망으로 살아가라고 방도를 알려 주었다. 그러나 해산시키는 방법을 마저 가르쳐 주기 전에 동해 용왕 따님 아기는 석함에 담겨 바다에 띄워지고 말았다. 석함은 인간 세계에 닿게 되고 자식이 없는 임 박사에게 발견되었다.
동해 용왕 따님 아기는 임 박사를 따라가서 먼저 어머니가 가르쳐 준 대로 임 박사의 부인에게 아기를 점지하였다. 아기는 뱃속에서 점점 커 갔지만 따님 아기가 해산시키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낭패였다. 임신한 후 열두 달이 넘어가자 급한 김에 임신부의 겨드랑이로 아기를 꺼내려 하니 아기와 어머니가 모두 죽게 될 판이었다.
임 박사는 이 억울함을 옥황상제에게 호소하였다. 옥황상제는 현명한 명진국 따님 아기를 골라 삼승할망으로 보내어 이를 해결하도록 하였다. 같은 일을 하게 되었음을 알게 된 두 아기는 누가 삼승할망으로 들어설 것인가를 두고 다투다가, 결국 옥황상제에게 가서 판결을 받기로 하였다.
내력을 들은 옥황상제는 두 처녀를 보고 꽃 가꾸기 내기를 해서 이기는 자에게 삼승할망의 자격을 주겠다고 하였다. 두 아기는 각각 꽃을 심어 가꾸었는데, 명진국 따님 아기의 꽃이 크게 번성하였다. 경쟁에 이긴 명진국 따님 아기는 인간 세상의 잉태와 출산을 주관하게 되었고, 동해 용왕 따님 아기에게는 열 다섯 살 전에 죽은 아이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명진국 따님 아기는 아이의 운명을 정하는 서천 꽃밭의 꽃을 가지고 분주히 돌아다니며 아이를 점지하고, 무탈한 해산을 도우며, 열다섯 살까지 아이를 키워 주는 삼승할망(생불할망, 불도할망, 인간할망)이 되었고, 동해 용왕 따님 아기는 구삼승할망(저승 할망)이 되었다.
잉태와 출산, 양육을 담당하는 삼신할머니 신앙은 전국적 분포를 보이나, 「삼승할망본풀이」와 같은 신화는 제주도에서만 발견된다. 「삼승할망본풀이」는 제주도에서 아이를 돌보아 주는 신격에 대한 신앙이 변화해 간 양상이 투영된 본풀이로 간주되기도 한다. 제주도 당 신앙 세계에서 아이들을 돌보아 주는 신격은 동해 용왕 따님 아기가 좌정했다고 하는 일렛당의 할망인데, 「삼승할망본풀이」는 일렛당 신앙이 아닌 또다른 산육신(産育神)에 대한 신앙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그 산육신이 일렛당 신격을 연상하게 하는 동해 용왕 따님 아기의 자리를 대체하게 된 내력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 관한 기원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신앙 대상과 의례의 폭이 확대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본풀이가 형성되었을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본풀이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