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맞이는 제주도 무당굿에서 자식의 출생과 양육을 비는 굿거리이다. 제주도에서는 출산신(出産神)을 ‘삼승할망’이라 한다. 인간할망, 이승할망, 생불할망, 불법할망, 불도할망이라고도 한다. 산신인 삼승할망을 맞아들여 자식의 출생과 양육을 비는 굿을 ‘불도맞이’라 부른다. 삼승할망은 생불꽃, 환생꽃 등을 가지고 분주히 돌아다니며 임신과 출생을 시켜주고, 또 15살까지 키워준다. 삼승할망과 적대관계인 ‘구삼승할망’ 또는 ‘저승할망’은 저승에 있으면서 삼승할망이 낳아 키워주는 아기를 잡아다가 그 영혼을 관장한다. 이런 신화를 기초로 노래와 춤과 극적 동작으로 굿을 진행한다.
제주도에서는 산신(産神)을 ‘삼승할망’이라 통칭하는데, 이밖에 ‘인간할망’ · ‘이승할망’ · ‘생불할망’ · ‘불법할망’ · ‘불도할망’ 등으로도 부른다.
생불할망 · 불법할망 · 불도할망이라는 명칭은 불교적 영향으로, 이 신이 불교와 상통되는 기능을 지녔다는 관념에서 붙여진 것이다. 그래서 삼승할망을 맞아들여 자식의 출생과 양육을 비는 굿을 ‘불도맞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공본풀이」에 따르면 서천꽃밭에 인간의 생명과 육체의 원소가 되는 ‘생불꽃’ · ‘환생꽃’ 등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또 「삼승할망본풀이」에 따르면 삼승할망이 생불꽃 · 환생꽃 등을 가지고 분주히 돌아다니며 아기의 임신과 출생을 시켜주고, 또 15살까지 키워주는 일을 맡는다고 한다.
한편 삼승할망과 적대관계에 있는 신으로 ‘구삼승할망’ 또는 ‘저승할망’이라는 신이 있다. 이 신은 산신이 되려 하다가 삼승할망과의 경쟁에서 져서 구삼승할망이 되었다. 이 신은 저승에 있으면서 삼승할망이 낳아 키워주는 아기를 틈을 보아 잡아다가 그 영혼을 관장한다고 한다. 이러한 신화가 기초가 되어 불도맞이굿은 이루어진다.
불도맞이 굿의 내용은 삼승할망을 맞아들여 아기의 잉태를 빌고, 아기의 생명을 잡아가는 구삼승할망의 ‘멸망꽃’을 잡아다 꺾어 제거한 뒤, 생명을 부여해주는 삼승할망의 ‘생불꽃’을 따다가 제주(祭主)에게 주어 잉태하게 하는 요소로 이루어진다. 불도맞이는 큰 굿의 한 제차(祭次)로 하기도 하고, 작은 굿인 단독의례로 치르기도 한다.
어느 경우든 그 구성내용은 같다. 큰 굿의 경우에는 ‘ 초감제’ · ‘초신맞이’ · ‘초상계’ · ‘ 추물공연’ · ‘ 석살림’ · ‘ 보세감상’ 등이 끝나면 불도맞이로 들어가고, 불도맞이가 끝나면 다른 개별의례로 이어져간다.
그러니까 모든 신들을 청하여 기원하는 종합청신의례가 끝나면 개별신에 대한 의례로서는 맨 처음 순위로 하는 셈이다. 작은 굿으로서의 불도맞이는 ‘초감제’ · ‘추물공연’ · ‘석살림’ 등이 끝나면 본제(本祭)인 불도맞이를 하고, 이것이 끝나면 각도비념 등 부수적인 의례를 하고 도진을 함으로써 끝을 맺는다.
불도맞이는 마당에 제상을 설비하여 시행한다. 제상은 2층으로 꾸며지는데, 위층은 산신인 삼승할망의 상이고, 밑층은 칠원성군(七元星君)의 상이다. 이 큰 제상 앞에 불도맞이에서는 ‘구천왕차롱’이라는 채롱이 특별히 놓여진다. 이 채롱은 상 대신의 것으로 그 속에는 저고리 · 치마, 아기를 업는 데 쓰는 긴 무명, 멸망악심꽃이라는 띠와 댓잎을 한줌 묶어놓은 것이 놓여진다.
상차림이 끝나면 정장한 수심방이 노래와 춤으로써 초감제부터 집행해나간다. 초감제에서 연유닦음이 끝나면 칠원성군에게 축원하여 소지를 올린다. 칠원성군은 북두칠성의 신으로 산신의 하위신(下位神)이라 하여 함께 모시고 수복을 비는 것이다. 소지올림이 끝나면 산신을 모셔 올리기 위하여 신문(神門)을 여는 ‘군문열림’을 하고 산신이 오는 길의 사(邪)를 쫓은 뒤, 신을 청해 앉히는 ‘신청궤’를 한다.
다음은 신에게 제상의 음식을 먹도록 권하고 소원을 비는 추물공연을 하고 ‘수룩침’으로 들어간다. 수룩침이란 중이 시주를 받아다 부처님께 올리고 기원을 하듯, 심방이 중의 차림새 비슷하게 차리고 제주한테서 시주인 쌀을 얻어다가 산신에게 올리고 바라를 치면서 소원을 빌어주는 것이다.
수룩침이 끝나면 바라점 · 신칼점을 쳐서 길흉을 판단하여 제주에게 전달하고, 무명을 깔아 산신을 집안의 기본제상에 모셔들이는 ‘할망다리추낌’을 한다. 이상의 과정으로 초감제는 끝이 나고, 다음은 ‘질침’으로 들어간다. 산신이 내림할 길을 치우고 닦아 맞아들이는 제차로 불도맞이의 본바탕이 되는 부분이다.
심방은 먼저 「삼승할망본풀이」를 노래해간다. 구삼승할망과 산신이 되기 위한 경쟁에서 이겨 산신이 되어 좌정하게 된 경위를 길다랗게 노래하고, “이런 삼승할마님이 내려서려고 하는데, 오시는 길이 어찌되었는지 모른다. 그 길을 돌아보자.”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고 돌아보는 시늉의 춤을 춤으로써 길닦이에 들어간다. 산신이 내림할 길닦이가 다 끝나면 구삼승할망의 멸망악심꽃을 꺾어 제거하는 대목으로 넘어간다.
심방은 「이공본풀이」로 노래를 돌려서 서천꽃밭에 멸망악심꽃이 재배되고 있는 사실, 그 꽃으로 악한 자를 죽여 멸망시켰던 사실을 노래한다. 이어서 이러한 멸망악심꽃이 이 집안에 들어서 흉재를 주려고 한다고 하면서 ‘구천왕차롱’에 놓여진 멸망악심꽃을 모조리 꺾어 없앤다. 이렇게 함으로써 구삼승할망의 흉재는 모두 제거되는 셈이 된다.
이어서 굿은 서천꽃밭의 생불꽃을 따다가 제주에게 주어 아기를 잉태할 수 있게 하는 대목으로 넘어간다. 이 대목은 연극적으로 전개된다. 심방은 서천꽃밭을 돌아보니 매우 기름진 땅이어서 이 땅에 생불꽃을 가꾸어야 하겠다고 한다. 거름을 주고 꽃씨를 뿌렸더니 순이 나서 커가고, 물을 주고 해충을 쫓으며 가꾸었더니 가지가 벌어지고 꽃이 만발했다고 한다.
생불꽃을 따다가 제주에게 넘겨주려고 하되 꽃밭을 엄하게 지키고 있으니, 꽃밭을 지키는 이들이 깊이 잠든 밤중에 살짝 들어가서 따와야 하겠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노래와 사설과 극적 동작으로 실연하고, 심방은 꽃을 훔치러 꽃밭에 들어간다.
무서워 부들부들 떨며 제상 앞으로 다가서서 제상 위의 꽃사발을 살짝 꺼내어 쾌자 앞섶 속에 감추자, 배가 불룩해진다. 소무(小巫)들이 “왜 배가 그렇게 불렀느냐?”, “무엇을 숨긴 것이 아니냐?” 하는 말을 건넨다. 서로의 해학적인 대화 끝에 심방은 꽃을 제주에게 파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한다.
제주의 집을 찾아가는 모양으로 제장을 빙빙 돌다가 심방은 제주 앞에 가서 꽃을 사라고 한다. 제주가 돈을 내고 동백꽃 가지를 하나 뽑으면 심방은 그 꽃가지의 생김새를 세밀히 보고 자식의 점지여부, 그 잉태의 시기 등을 예언한다. 이 꽃의 해석으로 잉태에 대한 예언을 하는 것을 ‘꽃풀이’라 한다. 이 꽃풀이가 끝나면 제의가 끝나감을 알리고 소지를 올리는 ‘상단 숙여 소지사름’을 한 뒤, 잡신을 대접해보내는 ‘걸명’을 하면 불도맞이는 끝이 난다.
이처럼 불도맞이는 산신이 내림하는 길을 치워 맞이하여 축원하고, 그 적대관계인 구삼승할망의 흉재를 제거한 후, 생명의 원소인 생불꽃을 따다 주어 자식을 잉태하게 하는 줄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내용을 신화와 노래와 춤과 극적 동작으로 전개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