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신당으로, 일명 ‘넙은드르본향당’이라고도 한다. 동네 어귀 북쪽에 있으며, 팽나무를 신목(神木)으로 하여 그 앞에 돌로 제단을 쌓고 주위를 돌 울타리로 둘러놓았다.
당신은 마을의 수호신인 송씨할마님을 주신으로 하고, 이밖에 산육신(産育神)인 불법할마님, 마마신인 혼합천자 별금상마누라님, 농신인 세경, 피부병신인 바젯도 등 여러 신이 모셔져 있다. 마을은 조선 인조 때 현치적(玄致績)이 처음 들어와 황무지를 개간하고 마을을 이루었는데, 본향당도 역시 그에 의해서 처음 세워졌다고 한다.
구전에 의하면, 현치적이 마을에 정착하여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소를 몰고 들로 나가다가 동네 어귀에서 힘없이 걸어오는 어떤 여인과 마주쳤는데, 여인은 몹시 배가 고프다고 하였다.
현치적은 조금만 앉아 기다리면 집에 가서 밥을 가져다주겠다 하고 집으로 달려와 밥을 가지고 가니, 앉아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던 여인은 그 자리에 없었다. 이상히 여긴 그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인은 범상한 인간이 아닌 듯싶었다. 여인이 신령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 현씨는 그 자리에 밥을 올리고 치성을 드렸다.
그 뒤부터 현씨는 해마다 정월이 되면 그 자리에 제물을 차리고 정성을 드렸다. 그러자 농사가 잘 되고 살림이 풍요해져 부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선공감 참봉까지 지내게 되었다. 이를 본 동네사람들도 점차 현씨를 본받아 이곳에서 정성을 드리게 되어 자연히 본향당이 되었다고 한다.
당의 제의는 마을의 당굿으로 하는 일은 없고, 각 가정별로 정월에 택일하여 제물을 차리고 가서 심방(무당)을 빌려 집안의 안녕함과 생업의 풍요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