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비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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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무당굿 중, 집안의 여러 장소를 지키는 신들에게 기원하는 굿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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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제주도의 무당굿 중, 집안의 여러 장소를 지키는 신들에게 기원하는 굿거리.
내용

각도란 집안의 여러 장소를 지켜주는 각 신위라는 말이고, 비념이란 기원이라는 말이다. 당굿을 제외하면 모든 굿이 거의 집안에서 행해지며, 집안에서 하는 굿에서는 그 집안의 여러 신을 대접해야 하므로 각도비념은 필수적인 제사 절차이다.

집안의 여러 장소를 지켜주는 신들은 제주도 무속신의 위계 중에서 하위에 속하므로, 상위의 신들에 대한 개별의례가 다 끝나고 굿이 끝날 무렵에 시행된다. 제주도의 무속신에서 집안의 여러 장소를 지켜주는 신에는 문을 지켜주는 문전신, ‘고팡[고방(庫房)]’에서 곡식을 지켜주는 안칠성과 집뒤 빈터에서 집안의 부(富)를 이루게 하는 밧(바깥)칠성, 부엌의 조왕신이 있다.

집 주위를 오방에서 지켜주는 오방토신, 집에 드나드는 출입로의 입구를 지켜주는 주목정살지신(정낭신), 낟가리를 지켜주는눌굽지신(노적신) 등이 있다. 그들 신의 위계를 보면, 문전신이 가장 높고 다음이 칠성신이며, 조왕신·오방토신·주목정살지신(정낭신)·눌굽지신(노적신) 순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그 비념의 순서도 이 위계순위로 시행된다.

문전신·조왕신·주목정살지신(정낭신)은 하나의 가족관계의 신이라는 문전본풀이가 있다. 문전신에 대한 비념은 이 본풀이를 노래하고 기원한다. 문전상이라는 작은 제상을 미리 차려놓아 차례가 되면 그 상을 문 앞쪽에 내놓고 심방[神房 : 무당]이 그 앞에 앉아 장구를 치면서 〈문전본풀이〉를 노래하고 소원을 빈다. 시간이 길고 형식이 짜여져 그 의례의 명칭도 문전본풀이라 하여 독립시켜 시행하고 있지만, 실은 각도비념의 일종이다.

칠성신에 대한 비념은 칠성본풀이라 하는데, 안칠성·밧(바깥)칠성 등 신의 유래를 설명한 신화이다. 따라서 칠성신에 대한 비념도 그 본풀이를 노래하고 소원을 빈다. 문전본풀이 때와 마찬가지로 칠성제상을 제장에 내어놓고 그 앞에 심방이 앉아 장구를 치며 본풀이를 노래하고 빈다. 그 기원내용은 풍년이 들게 하여 많은 곡식을 거두게 해주고 집안에 재물이 많이 들어오게 하여 천하거부가 되게 해주십사하는 것이 주된 것이다.

또, 본풀이에 의하면 그 칠성신은 본래 뱀신[蛇神]이기 때문에 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하여 집안이나 울타리 안에 나다녀 눈에 띄지 말아주십사고 비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조왕신에 대한 비념은 간단하여 문전신이나 칠성신에게처럼 본풀이를 하는 일이 없다. 부엌에 간단한 제상을 차려놓고 심방이 솥을 향해 앉아서 요령을 흔들면서 빈다.

그 순서는 굿을 하는 날짜와 장소, 굿을 하게 된 연유를 설명하고, 주로 화재·구설(口舌)·집안의 불안 등을 막아주도록 축원한다. 오방토신·주목정살지신(정낭신)·눌굽지신(노적신)에 대한 비념은 더욱 간단하다. 제상을 차리지도 않고, 다만 물그릇에 메와 채소 등 제물을 조금씩 말아서 심방이 손에 들고 각 신에게 돌아다니며 간단한 축원을 한다. 그러면서 물그릇에 말아놓은 제물을 숟가락으로 조금씩 떠서 던진다.

참고문헌

『제주도 무속과 그 주변』(현용준, 집문당, 2002)
『제주도무속자료사전』(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가정신앙」(현용준, 『제주도문화재 및 유적종합조사보고서』, 1973)
집필자
현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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