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에게 술을 권하고 심방(무당)·제주·가족들이 모두 춤을 추며 신과 더불어 즐기면서 기원한다. 제의의 서두에 장식되며, 형편에 따라 제차에 끼지 않을 수도 있는 특수한 명칭이다.
석살림이 제의에 낄 경우에는 제차(차례) 가운데 ‘추물공연’ 다음에 있게 되나, 그밖에 제의의 진행상 더 필요를 느낄 때에는 제차 가운데 반드시 초공본풀이 전에 한해서 서너 차례까지도 행하여질 수 있다. 석살림의 ‘석’은 제주도방언에서 가축을 이끄는 밧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것은 비생명체가 어떠한 생명체에 대해 영향을 주는 것을 뜻한다.
석살림은 ‘어떠한 것을 활성화시킨다.’ 또는 ‘어떠한 분위기의 흥취를 돋운다.’의 뜻으로 풀이되며, 이는 곧 ‘굿의 분위기를 살린다.’라는 말이 된다. 이와 같이, 석살림은 큰굿을 할 때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또 참여하는 이들의 요청도 있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분위기가 너무 조용하고 서먹서먹하였을 때 하게 된다.
굿의 진행과정은 심방이 사설을 읊고 나면, 북과 대양, 그리고 설쇠 등의 무악(巫樂)이 일제히 울려 퍼지며, 이에 심방과 본주(祭主)는 물론 자리에 참여한 여러 부녀자들도 제단 앞으로 나서서 무악에 맞추어 춤과 노래로 굿이 무르익었음을 드러내게 한다. 이 때 부르는 노래는 선소리와 훗소리가 화합해서 굿의 분위기를 살려내는 것이다.
그 내용은 ① 조상신이 생시에 농사만 짓고 깨끗이 살다간 집안의 굿일 경우에는 선소리 ‘나무아미담불’, 훗소리 ‘에에∼ 담불’을 부르고, ② 조상신 가운데 생시 벼슬, 또는 어부생활이라도 했던 집안의 굿일 경우에는 선소리 ‘어야뒤야 방아로다’, 훗소리 ‘아아 아야’ 또는 ‘에야∼ 에에용’을 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