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선장실에 모시는데, 여성신으로 믿고 있다. 신체는 한지를 접어 모시거나, 여신이기 때문에 고운 천 · 화장품 · 거울 등을 놓기도 한다. 배서낭은 마을의 수호신과 관련되어 모시기도 한다. 즉,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위도면 대리에서는 정초 원당에서 굿을 할 때 무당으로부터 기를 뽑아 서낭을 모신다.
원당에 모신 7개 신위 가운데 기를 뽑아 산이 맞는 신이 일년 동안 그 배의 서낭으로 좌정하게 되는 것이다. 황해도 해안지역에서도 대동굿을 할 때 무당의 축원을 받으면서 당신을 뱃기에 내려 배에 모신다. 제주도의 경우 배서낭은 ‘영감’ · ‘참봉’ · ‘야채’ 등으로 불리는 도깨비신을 뜻한다.
이 도깨비가 배에 올랐을 때 ‘배옥서낭’(배에 오른 서낭의 뜻일 듯)이라 해서 선신(船神)이 된다. 또 신이 산으로 가면 ‘산신서낭’이 되고, 바다로 가면 ‘요(용)왕서낭’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이 신이 오르게 되는 배의 등급에 따라 상선(上船)에 오르면 ‘상서낭’, 중선(中船)에 오르면 ‘중서낭’, 하선(下船)에 오르면 ‘하서낭’이 된다. 심방[巫覡]에 따라서는 이 배서낭이 용왕국의 제3공주로서 처녀신이라고도 한다.
도깨비신은 배뿐만 아니라 지상계(地上界)의 모든 것에 대하여 길흉의 조화를 부리기도 하는데, 그 텁수룩하게 차린 모양은 마치 하루방(老人)과 같아 백마(白馬)의 피를 싫어하며, 구름을 벗삼고 바람을 양식삼아 떠돌아다니는데, 앞과 뒤에는 초롱불을 밝히고 언뜻 천리 길도 가고 만리 길도 간다는 것이다.
이렇듯 도깨비는 하나의 신격(神格)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자유자재로 경우와 형편에 따라 그 모습과 성능이 자꾸 변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서낭으로 일컬어지는 이 도깨비신은 수수떡에 수수밥을 좋아하며, 잘 먹으면 잘 먹은 대가로 이롭게 해주지만, 못 얻어 먹었을 때는 그 앙심으로 사람을 해친다는 것이다.
배서낭의 신체는 백지에 3색 천과 실 꾸러미로 모셔지며, 제단에는 술잔 셋을 올려둔다. 간혹 큰 배에서 위패를 신체로 모시는 수가 있으나 이는 일본어선의 영향으로서 오늘날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배서낭은 여신이며 애기씨로 상징됨으로써, 배에 여자가 승선하면 배서낭인 애기씨가 질투를 하게 되어, 그 배는 앞길이 불길하게 된다는 속신이 있다. 이와 같은 신앙은 남성들만의 선박생활에서 여성의 승선을 금해온 불문율에서 연유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