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난 뒤에 습기로 인한 곰팡이 등을 씻으려는 신의청소제(神衣淸掃祭)이다. 백중제(百中祭)라고도 하며, 제일은 음력 7월 14일 또는 15일로 정하고 있다.
제물은 대개 메(쌀밥)·술·과일·보십쌀(쌀)·달걀·도래떡 또는 시루떡·채소·맹씰(命絲)·맹쐬(命錢) 등을 준비해서 본향당으로 나아가 바치며, 심방(巫覡, 무당)은 이들 제물을 당신에 올리기 위하여 제상을 차리고 무구(巫具)를 준비한다. 당제(堂祭)의 순서는, ① 초감제, ② 여명올림, ③ 본향듦, ④ 산받음, ⑤ 액막음, ⑥ 산신놀이로 구성되어 있다.
산신놀이 대목에서는 각 본향당의 성격에 따라 ‘세경놀이’·‘요(용)왕맞이’·‘영감놀이’ 등이 대치될 수 있다. 제의 내용은 당신을 청하여 맞이하고 대접하며, 신앙민의 행복을 축원하고 재액을 막고 즐겁게 보내드리는 차례로 되어 있다.
마불림 제의 때 수심방(首巫覡)은 군복(軍服, 巫服)차림의 정장을 하며 나머지 소미(小巫, 助巫) 4,5명은 평상복차림으로 제의를 거든다. 단골이 많은 심방은 하루종일 제의를 맡아보지만, 요즈음에는 오전 중에 마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제의 때 사용되는 무악기(巫樂器)로는 대개 북·장구·징·설쇠(꽹과리)·요령 등이며, 옛날에는 ‘울쇠’도 사용하였다고 한다.
마불림 제의에서 심방은 신의(神衣)를 제단 앞에 내걸어 제의를 진행하지마는 제의의 내용으로서는 역시 이 날의 당신을 모시는 의식인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제기(祭期)가 조[粟]를 중심으로 하는 추곡의 성장기인 점을 생각하면 이 제의는 장마 풀림, 곧 장마가 개기를 시도해서 조를 중심으로 한 잡곡의 성장을 비는 하늘의 기후를 조절하는 제라고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