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고사는 일반적으로 섣달 그믐이나 정초에 지내고, 그 외 배가 나갈 때나 초하루·보름 또는 흉어가 들었을 때 수시로 지낸다. 뱃고사는 반드시 배 안에서 지낸다. 선실에 모셔놓은 서낭 앞과 기관실·이물[船首]·고물[船尾]들에 각각 제물을 차리고 차례로 빈다.
배 주인이 소지를 올리면서 풍어와 무사고를 빌기도 하고 무당을 청하여 빌기도 한다. 빌기를 마치면 음식을 조금씩 덜어 뱃전을 돌아다니면서 잡귀를 풀어 먹인 뒤 모두 음복한다.
뱃고사를 지내기에 앞서 해사를 주관하는 당이나 마을을 지켜주는 당에 가서 빌고 오는 경우도 있다. 뱃고사는 간단한 의례이지만 정기, 부정기적으로 자주 지내고 있어 전승이 활발하다.
제주도의 경우 배서낭은 영감·참봉·야채 등으로 불리는 도깨비신으로 일컬어짐이 일반적이나, 심방[巫覡]에 따라서는 이 배서낭이 용왕국의 제3공주로서 처녀신이라고도 말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후자의 경우는 배에 여자가 오르게 되면 서낭신의 질투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 배가 불길하게 된다고 한다.
배서낭은 보통 배의 선장실에 모시며, 고기잡이 풍선이라면 배의 앞쪽 돛대 밑의 한쪽에 위치하게 된다. 서낭의 신체는 일반적으로 흰 종이에 빨강·노랑·파랑의 3색 천과 실 꾸러미로 모셔지며 여기에 술잔 셋이 있게 된다.
뱃고사의 제물로는 선주에 차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개 돼지머리·메 세 그릇·술·과일·채소 등을 쓴다. 고사는 ‘하늘머리 열릴 때’라 해서 해뜰 무렵에 지내게 되며, 행제 절차는 유교식 제사와 비슷하되, 간단히 잔을 올리고 절한 뒤 제물을 조금씩 떼어 술잔에 모아 잡식을 만들어 서낭의 몫으로 그 제단 밑바닥에 붓는다.
그 다음에는 다시 앞에서와 같이 제물을 조금씩 떼어 술잔에 모아 배의 앞과 뒤, 그리고 중간 지점에 손으로 떠 던진다. 이를 ‘걸명’이라 하는데, 이는 서낭귀신 뒤에 따라온 용왕의 하군졸(잡신)의 몫이라고 한다. 지극한 정성으로 고사가 끝나면, 올렸던 제물을 내려서 선원일동이 나누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