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家神)의 하나로 ‘산신(産神)’ · ‘삼신할머니’ 또는 ‘삼승할망’이라고 부른다. 삼신의 어원은 ‘삼줄’ · ‘삼가르다’ 등의 사례로 미루어, 본디 ‘삼’이 포태(胞胎)의 뜻이 있어 포태신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삼신의 유래를 말해주는 서사무가로 「제석본풀이」(또는 당금애기무가)와 「삼승할망본풀이」가 있다.
「제석본풀이」는 제석굿에서 구송되는 것으로 흔히 당금애기가 삼신이 되기도 하고 삼불제석이 삼신이 되기도 한다. 「삼승할망본풀이」에서는 삼신할망이 어떻게 산육을 관장하게 되었는지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삼신의 신앙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인다.
중부지방에서는 중간을 막고 두 끝을 터서 그곳으로 물건을 넣고 어깨에 메거나 허리에 두르던 전대(纏帶) 모양의 주머니에 쌀을 담고 한지 고깔을 씌워서 안방구석에 매달고 명절이나 가족 생일, 제삿날에 음식의 일부를 바치고 산 속에 관계되는 기원을 올리는데, 이것을 흔히 제석주머니라고 불렀다.
영남지방에서는 큰 바가지에 쌀을 담고 한지로 덮어 묶고 안방 시렁 위에 모셔놓은 것을 삼신바가지라 부르는데, 위에다 수명장수의 상징으로 타래실을 놓는 경우도 있다. 이 바가지가 삼신단지로 바뀌어 놓이는 경우도 많다. 지금도 농어촌에서는 가끔 그런 것들을 볼 수가 있는데, 호남지방에서는 단지에 쌀을 넣어서 위와 같이 모시고 지앙단지 · 지앙동우들로 부른다.
평소에는 안 놓다가 출산 전후에만 안에 쌀을, 위에는 미역을 걸쳐놓는 수도 있다. 같은 호남에서도 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단지보다 바가지를 삼신의 용기로 쓰는 경우가 더 많은 느낌이다. 모시는 날짜, 안에 쌀을 넣는 일 등은 다 같고, 한지로 덮은 뒤에 왼 새끼줄로 감는 예가 많다.
삼신은 산 속을 전반적으로 관장하기 때문에 중요하게 모셔진다. 아이를 낳게 되면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빌기 위해서 삼신상을 차리는데, 삼신상에는 밥과 미역국을 세 그릇씩 혹은 한 그릇씩 올리는 것이 예사이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도 갖가지 질병이 따르기 때문에 삼신을 위하는 의례가 지속적으로 행하여진다.
삼신은 산 속에 관계되는 신앙의 소산으로 일반적 출산, 문학적 설명, 종교적 의례가 결합된 관념이다. 의학이 발달되지 않은 시대에 출산의 중요성을 감지하여 이를 방비하고자 했던 소박한 관념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