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본풀이 (풀이)

구비문학
작품
당금애기를 주인공으로 하여 전국의 무당굿 혹은 제석굿에서 불리는 무속신화.
이칭
이칭
당금애기, 성인노리푸념, 셍굿, 시준풀이, 시준굿, 제석풀이, 제석굿, 초공본풀이, 당금애기무가, 삼태자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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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제석본풀이」는 당금애기를 주인공으로 하여 전국의 무당굿 제석굿에서 불리는 무속신화이다. 주인공의 이름인 당금애기무가로 널리 알려졌다. ‘성인노리푸념’·‘삼태자풀이'·‘셍굿’·‘시준풀이’ · ‘시준굿’·‘제석풀이’·‘제석굿’·‘초공본풀이’ 등 여러 이칭이 있다. 공통 내용은 같지만, 지역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를 보인다. 창세무가·신모신화·여성 수난 이야기 등 다양한 작품과 연계하여 해석할 수 있다.

정의
당금애기를 주인공으로 하여 전국의 무당굿 혹은 제석굿에서 불리는 무속신화.
개설

전국의 무당굿 · 제석굿 또는 제석거리에서 부르는 무속신화이다. 주인공이 당금애기여서 ‘당금애기무가’로 널리 알려졌다. ‘성인노리푸념’(평안북도 강계), ‘삼태자(三胎子)풀이’(평안남도 평양), ‘셍굿’(함경남도 함흥), ‘제석본풀이’ 또는 ‘당금아기’(경기), ‘시준풀이’ · ‘시준굿’ 또는 ‘당고마기’(동해안), ‘제석풀이’(충청북도), ‘제석굿’(전라남도), ‘초공본풀이’(제주도) 등 여러 가지 호칭이 있다. 2022년 현재 80여 편의 이본(異本)이 조사 · 채록(採錄)되었다.

줄거리

「제석본풀이」의 서사 단락(段落)은 무가권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데 전국적으로 전승(傳承)되고 있는 이본의 서사 단락을 모두 보면 다음과 같다.

  1. 등장하는 스님의 내력(來歷) 등 다른 화소(話素)가 앞부분에 설명된다.

  2. 당금애기를 낳기 위해 치성(致誠)을 드리고 정성(精誠)을 다한다.

  3. 스님 사위 본다는 예언을 듣는다.

  4. 당금애기만을 집에 두고 모든 가족이 집을 떠난다.

  5. 당금애기 부모는 당금애기를 가두고 외인(外人)과의 접촉을 금한다.

  6. 당금애기의 미모가 널리 알려진다.

  7. 스님은 당금애기 집에 오는 도중에 내기한다.

  8. 집에 도착한 스님은 도술(道術)로 잠긴 문을 연다.

  9. 스님이 시주(施主)를 요청하고 당금애기는 시주를 준다.

  10. 당금애기의 잉태(孕胎)를 암시하는 행동이 있다.

  11. 스님은 재워 주기를 요청하고 당금애기와 동침(同寢)한다.

  12. 동침 중에 잉태를 암시하는 꿈을 꾼다.

  13. 스님은 아들 낳을 것을 예언하고 찾아오는 법을 알려준다.

  14. 당금애기가 잉태한다.

  15. 당금애기의 잉태 사실이 가족에게 알려진다.

  16. 당금애기는 벌을 받으나 겨우 벌을 면한다.

  17. 당금애기는 추방당하고 스님을 찾아간다.

  18. 당금애기는 감금당하고 아들을 낳는다.

  19. 당금애기와 아들들은 집으로 돌아와 성장한다.

  20. 당금애기의 아들들이 놀림을 당하고 죽을 위기를 넘어서기도 한다.

  21. 당금애기의 아들들이 아버지 소재(所在)를 알아내려고 한다.

  22. 당금애기의 아들들이 아버지를 찾아간다.

  23. 스님은 자신을 찾아온 아들들이 혈육(血肉)임을 확인하는 시험을 한다.

  24. 스님을 만난 아들들 사이에 과거 응시 등 다양한 사건이 벌어진다.

  25. 스님을 만난 당금애기는 아들들을 낳는다.

  26. 아들임을 인정하고 아들들 이름을 짓는다.

  27. 아들과 당금애기를 만난 스님은 환속(還俗)한다.

  28. 아들과 당금애기에게 신직(神職)을 부여한다.

이들 중 전국적으로 공통되는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 당금애기 부모는 당금애기를 가두고 외인과의 접촉을 금한다.

(2) 스님이 시주를 요청하고 당금애기는 시주를 준다.

(3) 당금애기의 잉태를 암시하는 행동이 있다. 또는 스님은 재워 주기를 요청하고 당금애기와 동침한다.

(4) 스님은 아들 낳을 것을 예언하고 찾아오는 법을 알려 준다.

(5) 당금애기가 잉태한다.

(6) 당금애기의 잉태 사실이 가족에게 알려진다.

(7) 당금애기는 벌을 받으나 겨우 면한다.

(8) 당금애기는 추방당하고 스님을 찾아간다. 또는 당금애기는 감금당하고 아들을 낳는다.

(9) 아들과 당금애기에게 신직을 부여한다.

이러한 기본 줄거리는 모든 지역의 이본에 공통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 전개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본의 차이를 바탕으로 하면 「제석본풀이」는 다음과 같은 전승 지역을 보인다.

무가권1 - 북한 지역 무가권

무가권2 - 동해안 영서 지역 무가권

무가권3 - 서울 경기 충청 지역 무가권

무가권4 - 전라도 지역 무가권

무가권5 - 제주도 무가권

지역별 양상

북한 지역의 「제석본풀이」는 초반부에 다양한 삽화(揷話)가 들어가 있다. 특히 창세(創世) 무가에 보이는 하늘과 땅이 갈라지고 석가(釋迦)와 미륵(彌勒)이 출현하여 인간 세상 차지 경쟁을 보이고, 승리한 석가가 당금애기를 찾아가 혼인하는 과정이 있다. 이를 통해 「제석본풀이」가 단순한 당금애기의 일대기(一代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천지개벽(天地開闢)과 인세 차지 경쟁 등 인간 세상의 기원과 관련이 있는 무가임이 드러난다.

동해안 영서 지역에는 주인공이 시준애기로 나타나고 당금애기와 스님이 하룻밤을 같이 보낼 때 사주책을 보아서 당금애기의 배필(配匹)이 스님임을 확인하거나 당금애기가 태어나기 전에 당금애기의 배필로 스님이 정해져 있다는 내용이 있다.

중서부 지역에서는 스님과 당금애기의 동침 장면 대신 잉태를 암시하는 작은 행동, 두 사람의 옷깃이 스친다는 내용, 당금애기를 만난 스님이 환속하는 내용 등이 있다. 그리고 당금애기가 신직을 부여받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아들들만 신직을 부여받는다.

전라도 지역은 무당에 따라 단락의 변화가 가장 크고 내용이 빈약하다. 당금애기와 아들들이 신직을 부여받는 내용보다는 환속한 스님이 살림을 준비하는 장면의 비중이 크다.

제주도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등장인물도 차이가 있어 제주도 지역의 여주인공은 자지명왕아기씨이고 남자 주인공은 황금산 주자 선생이다. 육지와 같은 사건이 전개되는데 후반부에 가서 아이들이 아버지를 만난 단락부터 차이가 발생한다. 상당히 복잡한 단락 전개를 보이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과거에 응시한다. ② 상경(上京) 도중 배나무에 올라갔다 갇히나 도움을 받는다. ③ 과거에 급제하나 중의 자식임이 탄로나 취소당한다. ④ 화가 난 아들들은 연추문(延秋門)을 부순다. ⑤ 아들들 죄로 감옥에 갇힌 어머니를 구한다.

의미와 기능

「제석본풀이」는 전국적으로 전승되는 무속신화이다. 전국적으로 전승되는 무속신화의 주인공으로는 바리공주와 당금애기가 있다. 바리공주는 망자(亡者)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무조신(巫祖神)의 일대기이고 당금애기는 삼신(三神)의 유래와 자손의 재수(財數)와 복(福)을 관장(管掌)하는 삼불 제석(三佛帝釋)의 일대기이다. 삶과 죽음이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제석본풀이」는 창세 무가와 관련이 있으며 「장자못 설화」와도 상통점이 있다. 이러한 면모를 볼 때 「제석본풀이」는 한국 구비(口碑) 서사시(敍事詩)의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제석본풀이」는 여성 수난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 준다. 아기를 잉태한 죄로 죽을 위기에 처하고 여러 고비를 넘어서서 신직을 획득하는 이야기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를 보여 준다.

또한 신모신화의 흐름도 나타난다. 단군 신화(檀君 神話)웅녀(熊女), 고구려 건국신화(建國 神話)의 유화(柳花) 부인과 「제석본풀이」의 주인공 당금애기의 행적은 유사하다. 신적인 능력을 갖춘 남성 주인공과 결연(結緣)하고 자식을 얻게 되고 그 자식이 과업(課業)을 성취하는 점에서 「제석본풀이」는 한국 신모신화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제석본풀이」는 다층적(多層的)인 의미 구조로 되어 있다. 남자 주인공의 출생담(出生談)을 비롯하여, 남자 주인공과 당금애기가 인연을 맺는 이야기, 그리고 그 결과로 태어난 아이들의 시련과 극복까지 두루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3대기적 구성은 고소설(古小說)의 3대기적 구성과 맥이 닿아 있다. 고소설의 주인공은 그 부모와 훗날 낳게 된 자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포함한다. 「제석본풀이」는 그런 점에서 서사문학(敍事文學)의 주요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문헌

원전

서대석, 『한국무가의 연구』(문학사상사, 1980)
홍태한, 『당금애기 무가 전집1,2』(민속원, 1999)

단행본

홍태한, 『서사무가 당금애기 연구』(민속원, 2001)

논문

신연우, 「<제석본풀이> 서사구조의 역사성과 문학성」(『고전문학연구』 36, 한국고전문학회, 2009)
심상교, 「동해안별신굿 무가의 대중적 요소에 대한 연구 - 바리공주와 당금애기를 중심으로」(『어문논집』 73, 민족어문학회, 2015)
정진희, 「풍요 여신은 ‘생산'하는가?」(『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31, 한국고전여성문학회,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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