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신은 무당의 조상이나 시조에 해당하는 무속 신격이다. 무조신은 무당의 내력을 알려주고 무속에서 어떠한 기능을 맡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설화를 가지고 있다. 설화 내력을 지닌 무조 신격으로는 처용랑, 법우화상, 바리공주, 제주의 무조 삼형제, 말명할머니, 계면할머니 등이 있다. 내력을 지니지 않은 신격으로는 작도대신, 대신마누라신, 만신할머니신, 대신창부신, 김금철선생신, 대신할머니신 등이 있다. 무조신은 특정하게 신격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무당의 성격과 결부되면서 모셔진다. 따라서, 무조신은 무당의 조상신인 만큼 다신의 형태로 나타난다.
무조신의 종류는 다양하다. 무조신으로 꼽히는 신으로는 처용랑(處容郎) · 법우화상(法雨和尙) · 바리공주 · 제주의 무조(巫祖) 삼형제 · 말명할머니 · 계면할머니 · 작도대신 · 대신마누라신 · 만신할머니신 · 대신창부신 · 김금철선생신 · 대신할머니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내력을 지니고 있는 신은 처용랑 · 법우화상 · 바리공주 · 제주의 무조 삼형제 · 말명할머니 · 계면할머니이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처용랑전설은 아내를 범한 역신(疫神)에게 처용이 「처용가」를 부르며 춤을 추면서 물러나니, 역신이 잘못을 빌며 앞으로 처용이 있는 곳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여, 신라 사람들이 처용의 얼굴을 그려 사귀를 물리치고 경사를 맞아들였다고 전한다. 처용은 이렇게 벽사진경(辟邪進慶)하는 무조신이 된 것이다.
법우 화상의 전설은 이능화(李能和)의 『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에 전한다. 지리산의 옛 암천사(巖川寺)에 법우 화상이라는 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길을 가던 중 홀연히 산골짜기를 보았더니 비도 오지 않는데 물이 가득히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 근원을 찾아 천왕봉(天王峰) 마루에 이르러 보니, 거기에는 몸이 크고 힘센 한 여인이 있어 스스로 말하기를 성모천왕(聖母天王)이라 하였다.
신선인 자기가 인간으로 화하여 그대와 인연을 맺기 위함이고, 수술(水術)을 쓴 것은 중매한 것이라 하였다. 드디어 그들은 부부가 되어 집을 짓고 살면서 팔녀(八女)를 낳아 무술(巫術)을 가르쳐 전국에 무업을 행하였다는 것이다.
법우 화상 전설은 지리산신과 혼인하여 무당의 시조로 변모하는 내력을 말하여 준다. 바리공주 이야기는 칠공주의 막내를 왕이 홧김에 버렸는데, 죽지 않고 살아서 오히려 병들어 죽게 된 부모를 살렸다는 내용이다.
저승으로 간 바리공주는 무장신선과 가약을 맺어 아들 일곱을 두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부모가 죽게 되는 꿈을 꾼 바리공주는 생명수와 불사약(不死藥)을 구하여 들고 찾아와서 이미 죽은 부모를 소생시켰다는 것이다.
그 때 소생한 왕이 바리공주에게 소원을 묻자 만신의 인위왕, 곧 무당이 되겠다고 해서 무조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제주도의 「초공본풀이」는 최초의 심방(무당)이 된 무조 삼형제의 이야기이다.
명문 집안의 부부가 절간에 가서 기원하여 딸아기를 낳았고 부모가 이 아이를 두고 벼슬살이를 하러 가게 되었는데, 중이 시주를 핑계삼아 찾아와 딸을 잉태시킨다.
딸은 집에서 쫓겨나 중을 찾아 아이 셋을 낳는다. 삼 형제는 자라서 양반자식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급제하지만 중의 자식이라 해서 낙방되고 어머니마저 양반자식들에 의해 감옥에 갇힌다.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자 심방이 되어 어머니를 구하라고 하며 신칼 · 천문(天門) · 상잔(床盞) 등 무구를 준다. 삼형제는 북 · 장구 · 설쉐 · 징 등 무악기를 만들고 굿을 하여 어머니를 구하고, 양반자식들에게 복수한 후 심방의 시조가 된다.
한편 말명굿에서 섬겨지는 말명할머니도 무조신적 성격을 띤다. 말명굿무가에서 보면 말명할머니가 구월맞이 굿을 올리려고 단골 시영 집에 걸립을 나갔다가 천년 대 시영 집의 세존 방손이가 기특해서 그 집을 명당터전으로 잡아주기 위해 사흘굿을 올려 준다.
이후로 천년 시영 집은 대단골이 되어 모든 시영 집들이 그 집을 큰집으로 모시고 구월맞이를 드리게 되었다고 한다. 계면굿무가에서 모셔지는 계면할머니도 역시 무조신적 성격을 띠는 신격이다.
계면신은 무녀를 이끌고 집집마다 돌아다니게 하는 걸립신으로, 계면굿무가에서 계면할머니는 계면을 돌기 위해 오동나무와 대[竹]를 심어 악기를 만들고 오신전대(娛神錢袋)를 차고는 전국을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명(命)과 복을 주고 우환과 재난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무조신은 무당의 내력을 알려주고 무속에서 어떠한 기능을 맡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설화를 가지고 있다. 무조신은 특정하게 신격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무당의 제각기 성격과 결부되면서 모셔진다.
내력을 지니지 않은 나머지 신격이 그러한 모습을 간직한다. 창부신은 배우신이고, 만신할머니는 무당의 높임말이며, 김금철 대신은 실재로 존재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신은 무당의 조상신인 만큼 다신의 형태로 나타나 있다.